10월이 되면 PGA 투어 선수들은 긴장하기 시작한다. '1000만불의 사나이'를 선정하는 페덱스컵 우승자도 이미 정해졌는데 왜 긴장할까? 투어카드를 유지하느냐, Q-School로 가느냐의 생존의 경쟁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생사의 갈림길을 결정하는 기준도 결국은 상금이다. 디즈니랜드에서 열리는 마지막 경기의 결과를 기준으로 상금순위를 정한다. 그래서 125등까지는 자동으로 다음 시즌의 투어카드를 발급받는다. 126등부터는 다시 PGA 투어를 뛰기 위해서는 Q-School로 가야 한다. 그 곳에서 청운의 꿈을 안고 천대일의 예선전을 거쳐 온 젊은 선수들과 다시 한번 맞붙어 살아남아야만 PGA 투어로 돌아올 수 있다.
125. PGA 투어 선수들에게는 삶과 죽음을 가르는 숫자와 같다.
모든 시합이 끝난 10월24일 현재 디제이 트라한(D.J. Trahan) 선수가 상금 66만8166달러로 125등을 차지했다. 126등은 상금 66만6753달러를 획득한 바비 게이츠(Bobby Gates) 선수다. 두 사람의 상금차이는 불과 1413달러. 우리돈으로 약155만원 정도의 차이다. 승부의 세계에서는 150만원도 인생의 진로를 바꿀 만큼 큰 금액이다.
2011년의 마지막 대회는 상금왕인 루크 도널드가 주목을 받았다. 예외적인 현상이다. 미국과 유렵투어의 상금왕을 동시에 석권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살아남은 자들이 항상 주목을 받는다. 올해는 누가 살아남았을까?
125등 바깥, 즉 죽음의 영역에 있다가 마지막 대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125등 안으로 들어온 선수들의 명단이다. 탐 페르니스 주니어, 빌리 메이페어, 저스틴 레너드, 그리고 강성훈. 강성훈 선수의 이름이 반갑다. 상금순위 141위에서 시작하여 마지막 대회에서 4위를 기록하면서 상금순위가 120등으로 올라섰다. 정말 마지막 대회에서 기사회생한 것이다.
루키가 투어에서 살아남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최경주 선수도, 양용은 선수도 모두 Q-School을 다시 봐야만 했다. 같이 루키시즌을 뛰었던 김비오 선수도 Q-School로 내려갔다. 아마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PGA 투어에서 루키시즌을 살아남은 선수로 기록될 것 이다.
강성훈 선수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 드라이버 평균거리 294야드/68위. 드라이버 정확성 62%/93위. 그린적중률 65%/116위. 1134개의 홀에서 15개의 이글을 기록하면서 이글분야 1위. 하지만 버디분야에서는 147등. 드라이버와 우드는 괜찮은데 아이언은 조금 더 보완해야 한다는 뜻이다.
아이언보다 더 노력이 필요한 것은 퍼팅이다. 스트록게인드 -0.116로 126위다. PGA 상금1위, 유럽투어 상금1위, 세계랭킹 1위인 루크 도널드는 평균타수와 퍼팅에서도 1위다. 다음 시즌에 또다시 살아남고 비약하기 위해서는 퍼팅의 개선이 필수과제다.
강성훈. 살아남았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정글법칙이다. 정글에서나 통하는 말이기는 하지만 PGA 투어의 강한 경쟁강도를 생각하면 일단 살아남았으니 강하다고 인정해 주어야 할 것이다. 진정 강한 사나이인지 아닌지는 다음 시즌을 지켜볼 일이다.
살아 남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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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호 KPGS 헤드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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