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물가인상 등으로 서민경제가 신음하는 가운데 창업시장에도 찬바람이 감돌고 있다. 저축은행 구조조정과 금융권의 대출회수 압력, 가계 소비지출 감소 등은 자영업자들의 운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소비자와 예비창업자 모두에게 관심 받는 아이템은 있다. 카페, 퓨전주점, 퓨전음식점이 바로 그것. 선호도와 안정성이 비교적 높아 경기변화에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 부동의 창업 1순위 ‘카페’
커피전문점은 고령자나 여성이 선호하는 창업 1순위 아이템이다. 예비 창업자 대상 각종 설문조사에서도 70% 이상이 ‘가장 창업하고 싶은 아이템’으로 ‘카페형 커피 프랜차이즈 전문점’을 꼽았다.
커피전문점은 다른 외식 업종에 비해 재료를 구하기 쉬운데다, 특별한 기술 없이 비교적 수월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커피를 즐기는 소비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수요 측면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카페 브랜드와 매장 수도 급증했다. 대부분의 외식 브랜드들이 가맹점 개설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카페는 브랜드별로 수십개에서 수백개가 넘는 매장을 오픈할 정도로 호황이다.
국내 토종 브랜드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2008년 뒤늦게 등장해 커피전문점 성장을 이끈 국내 브랜드는 ‘카페베네’다.
지난해 말 451개에서 올해 700호 가맹점 개설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젤라또 아이스크림&커피 ‘카페띠아모’(www.ti-amo.co.kr)도 2006년 1호점을 오픈한 이래 꾸준히 늘어 국내에 370개 매장이 성업 중이다. 특히 지난해에 진출한 필리핀에서는 매장을 오픈해 달라는 대기자가 줄을 설 정도다.
띠아모의 특징은 젤라또 아이스크림과 신선한 커피다. 젤라또는 이탈리아 본토에서 만드는 방법으로 현지의 맛을 재현했다. 이로 인해 일반 아이스크림에 비해 공기 함량이 적다.
미국식 아이스크림의 공기 함유량이 80% 이상인 것에 반해 젤라또는 20~35%로 적어 밀도가 높고 쫄깃쫄깃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천연재료를 사용해 알갱이가 씹히는 독특한 풍미도 여성을 사로잡는 비결이다.
커피는 국내 로스팅으로 신선도를 높였다. 남양주시에 로스팅 공장도 설립했다. 스폐셜 등급의 원두를 미디엄 로스팅한 후 각각의 싱글 오리진 커피를 최적의 비율로 블렌딩(커피를 조화롭게 섞어서 색다른 맛과 향을 가진 커피를 만들어 내는 것)한 고품격 커피다.
풍부한 맛과 향을 살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퀄리티를 갖췄다. 100% 아라비카 품종으로 스페셜 등급의 원두를 포함시켜서 풍부한 ‘바디감’과 달콤함이 주를 이룬다.
이밖에도 100% 국내산 쌀만 이용해 만든 쌀로와플과 커피로 주부층을 공략하고 있는 와플킹(www.waffleking.kr), 매장에서 직접 만든 콘브레드에 샐러드를 담은 콘샌드위치를 선보이며 젊은 여성층을 공략하는 카페 ‘모스트’(www.mostfood.co.kr) 등도 두드러진 성장을 보이고 있다.
와플전문점인 ‘벨코와플’(www.belkowaffle.com)도 새롭게 론칭하면서 차별화된 맛을 내세워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직접 만든 생지로 토핑이 가능한 장점이 있어, 이미 1호점인 대치점은 대박매장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서도 많은 상담이 이뤄졌다.
◆ 젊은층 유혹하는 ‘퓨전’
퓨전의 사전적 의미는 용해·융합이다. 하지만, 현재의 퓨전은 이질적인 것들이 섞여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에는 이어령 교수가 양쪽의 이질적인 요소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게 바로 퓨전이라고 언급하면서 거의 모든 문화에 퓨전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국내에 퓨전주점이 본격적으로 태동한 것은 지난 1993년이다. 인천 인하대점 오픈 후 2000년 초까지 100여개 매장을 운영하면서 전성기를 구가하던 ‘천하일품’이 효시격이다.
천하일품은 일본에서 샐리리맨들의 가벼운 주머니를 채워주는 이자카야 컨셉트을 벤치마킹한 브랜드다. 당시 획기적으로 사진을 넣은 메뉴판과 다양한 메뉴, 저렴한 가격대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대학가를 중심으로 퍼져 나갔다.
이어 ‘어쭈구리’, ‘웬일이니’, ‘형 어디가’, ‘선녀와 나무꾼’ 등 비슷한 컨셉트의 퓨전주점들이 잇따라 론칭되면서 젊은층의 새로운 문화가 됐다.
현재의 퓨전주점들도 주타깃은 젊은층이다. 특히 여성에 초점을 맞춘 브랜드들이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포장마차의 해산물 요리를 업그레이드하고 독특한 인테리어로 관심을 받고 있는 퓨전해물포차 ‘버들골이야기’(www.bdgstory.co.kr)나 서브 메뉴로 취급받던 홍합을 주요리로 내세운 홍합전문점 ‘홍가’(www.hongga.co.kr) 등이 있다.
음식업종도 퓨전을 내세운 브랜드가 강세다. 특히 3~4년 전부터 인기를 끌다 지난해 다소 시들해진 국수와 일본식 돈부리를 한국식으로 발전시킨 토핑국수전문점 셰프의 국수전(www.chefguksoo.co.kr) 성장은 단연 눈에 띈다.
주 메뉴는 국수류, 돈부리류, 와규류, 요리류, 주류(선택사항) 등 총 20여가지가 넘는다. 인기있는 메뉴는 국수지만, 와규불초밥, 대한돈부리 등도 여성들이 즐겨찾는 요리다. 대표요리인 셰프의국수는 진한 국물과 푸짐한 양으로 점심식사로도 부족하지 않다.
◆ 한국인이 좋아하는 웰빙요리 ‘김치’
김치는 대표적인 웰빙 요리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도 선호하는 요리로 꼽을 정도로 맛과 영양 면에서 탁월한 효능을 자랑한다. 특히 김치를 활용해 가족 고객을 잡는 브랜드들이 올해 경기침체에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김치요리가 창업시장에서 관심을 끄는 가장 큰 이유는 ‘유행을 타지 않는다’는 점이다. 트렌드에 영향을 받지 않는 스테디셀러 아이템으로, 꾸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관심을 받고 있다.
100여 가지가 넘는 김치는 특색있는 메뉴를 개발하는데 훌륭한 재료가 된다. 그 중 묵은지는 전라도에서 유래한 전통 김치다. 독특한 맛으로 사랑받고 있다. 감자탕 프랜차이즈 이바돔(www.ebadom.com)은 감자탕에 묵은지를 가미했다. 구수하고 개운한 맛으로 남녀노소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대표메뉴인 남도묵은지감자탕 이외에도 남도묵은지찜, 묵은지찌개, 묵은지청국장, 묵은지부대찌개 등 묵은지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이바돔 관계자는 “묵은지는 배추부터 고추, 마늘, 소금, 생강 등 국내산 재료를 사용해 만든다”며 “1~3년을 숙성시킨 남도의 맛을 간직한 HACCP 인증 묵은지만 사용한다”고 말했다.
술집도 식당도 ‘섞으니’ 잘 되네
창업트렌드/경기침체 이겨낼 ‘不死 아이템’ 3選
강동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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