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이렇게 식품의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기상재해로 인한 공급 불안, 곡물시장의 투기세력, 신흥국의 발전에 따른 식품수요 증가, 유가 상승에 따른 바이오연료 수요의 증가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들이 식료품 가격을 결정하는 핵심 원인일까? 또 이것들은 일시적인 현상일까, 아니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것일까? 그리고 각 원인들은 서로 어떤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서는 <식량의 경제학>이란 책을 주목해 보자.
이 책은 미주리대학교와 아이오와주립대학교가 공동으로 설립한 식량농업정책연구소(FAPRI)에서 2005년부터 2008년 상반기까지 식량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 주요 요인들을 분석한 연구 결과물이다. 이미 수년 전에 발생한 사건들에 대한 분석자료지만 이 책에서 제시한 주요 요인들은 현재 식료품가격 상승의 원인과도 매우 유사하다. 따라서 이 책에서 제시한 주요 요인과 요인 간의 메커니즘은 향후 식료품가격 변동 원인을 분석함에 있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식품의 양을 집계하기 위한 한가지 방법으로 칼로리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2003년 세계 인구가 직접적으로 소비한 칼로리의 3분의 1 이상이 쌀과 밀로 만든 식품이고, 유제품을 포함한 동물성 제품은 전체 칼로리의 17%를 차지했다. 곡물의 경우 인간의 식량보다는 가축의 사료로 더 많이 생산돼 해마다 옥수수 약 5억톤과 대두 1억7000톤이 가축의 사료로 사용됐다.
미국 소비자들이 2006년에 식품 구입에 지불한 1달러에서 농민들에게 돌아간 돈은 19%에 불과했다.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탁자에 음식이 올라가기까지 관련된 모든 사람의 노동비로 38.5%나 차지했다. 따라서 농산물의 가격 변동이 직접적으로 소비자 식품물가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농산물의 가격 상승이 사료 상승으로, 그것이 다시 육류와 유제품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
식량농업정책연구소(FAPRI)는 연간 날씨 유형, 유가, 식량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해 다양한 가정을 시도함으로써 앞으로 10년 동안 식량시장에 펼쳐질 500가지 진로를 검토한다고 한다. 저자는 이 중에 식량가격이 안정되는 시나리오, 식량가격이 상승하는 시나리오, 식량가격이 하락하는 시나리오 등 3개의 경우를 이야기 한 뒤 자신의 식량시장 전망을 솔직히 고백한다. 식량시장을 전망해온 20년 동안 깨달은 한가지가 바로 식량가격이 내년에 어떤 수준일지 확실히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세계 식량시장의 중요한 측면을 잘 이해하고 그 현상 이면에서 이루어지는 메커니즘을 통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패트릭 웨스트호프 지음 / 지식의날개 펴냄 / 1만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