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이 깊으면 산이 높다'라는 말이 있다. 올해 금융투자업계가 바라보는 기업공개(IPO)시장이 딱 그렇다.
지난해 IPO시장은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IPO 건수는 28건, 공모규모는 1조원을 겨우 넘었다. 공모규모 기준으로 2008년 8000억원을 기록한 후 4년 만에 가장 저조한 수치다.
그러나 올해 IPO시장은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동양증권이 추정한 올해 국내 IPO시장 규모는 공모기업 70~80개, 공모금액 2조5000억~3조5000억원이다.
특히 'IPO 비수기'라고 할 수 있는 1분기부터 시장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2월까지 수요예측 일정이 확정된 기업만 8개사에 달한다. 단순히 숫자만 많은 것이 아니라 알짜배기 기업도 많은 것으로 평가된다. 일부 업체는 '반값 공모주'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2월에 상장이 예정된 기업의 면면을 살펴본다.
◆우리이앤엘 = LG디스플레이 편중, 강점이자 약점
우리이앤엘은 휴대폰, 태블릿PC, TV 등에 사용되는 발광다이오드(LED) 패키지 및 모듈을 개발하는 업체다. 지난 1960년 설립된 우리조명그룹의 계열사다.
우리이앤엘 제품은 LG디스플레이, 중국 BOE사 등에 납품되고 있다. 매출은 2010년 816억원에서 2011년 2562억원으로 214%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액은 3878억원으로 2011년 대비 52% 늘었다.
LG디스플레이가 전체 매출의 80~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 2009년에는 LG디스플레이가 전략적 투자자로서 우리이앤엘에 119억원가량을 지분 투자하기도 했다. 지난해 우리이앤엘은 LG디스플레이의 태블릿PC 시장점유율 50%를 넘어섰다.
우리이앤엘은 매출이 LG디스플레이에 편중돼 있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TV로컬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2010년에는 중국 현지법인인 '우리전자유한공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LG디스플레이에 대한 의존도를 올해 말까지 70% 아래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지난 1월17~18일 기관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을 통해서 희망공모가 밴드(4900~5700원) 하단인 4900원으로 공모가가 결정됐다. 2월5일 상장 예정이다.
◆지디 = 연평균성장률 170%…경쟁사 대비 낮은 PER
지디는 패널 식각 및 ITO 코팅 전문업체다. 식각은 LCD나 OLED 합착패널의 외면유리에 화학물질을 도포해 두께를 줄이는 공정으로, 지디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LCD패널을 공급받아 식각공정을 거친 후 다시 삼성디스플레이에 납품하는 임가공 형태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디의 식각 서비스는 태블릿PC와 노트북 등 중소형 LCD에 주로 적용되며, 삼성디스플레이 내 점유율은 약 70%다.
지디는 갤럭시탭과 아이패드 등 태블릿PC시장이 확대되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2009년 이후 매출은 연평균 170% 성장 중이며 2012년도 영업이익률은 4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대비 54.1%, 48.5%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지디의 수익성이 높은 이유는 식각의 핵심기술인 분사기술, 장비기술, 식각액 및 공정기술을 모두 자체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자 개발한 식각장비의 사용과 식각액의 재활용 기술을 이용해 원가경쟁력이 경쟁사 대비 월등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지디의 비교업체로는 솔브레인, 켐트로닉스, 아바텍, 일진디스플레이, 멜파스 등이 있다. 공모가는 이들 기업의 실적과 주가를 비교해 산출되는데, 이를 기초로 단순평가한 지디의 주당평가액은 2만2495원. 희망 공모가 밴드는 여기에 26.65~35.54%의 할인을 적용한 1만4500~1만6500원이다.
동양증권은 지디의 2012년 실적에 대해 매출액 850억원, 영업이익 340억원, 순이익 290억원으로 예측했다. 올해 매출액은 1310억원, 영업이익 505억원, 순이익 405억원으로, 2012년 대비 각각 54.1%, 48.5%, 39.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올해 예상실적 대비 공모가 상단인 1만6500원은 PER 5.0배로 경쟁사 대비 크게 낮다"며 "가격 메리트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총 공모주식수는 240만주이며, 1월31일~2월1일 청약 후 2월13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상장 후 출회가능 물량이 전체의 54.9%(655만주)나 된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제로투세븐 = 매일유업과의 시너지 커
제로투세븐은 매일유업 계열의 유아동복 및 유아용품 전문업체로 사업초기 매일유업의 홈페이지 관리와 온라인 광고대행에서 출발해 현재는 임신에서 육아, 출산과 관련된 모든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매출비중은 유아동복 55%, 유아용품 35%, 중국사업부문 9%다.
국내 유아동복 및 제품시장에서 아가방(시장점유율 15.78%)에 이어 2위(15.30%. 2011년 기준) 업체이며, 국내 유아동 인터넷 쇼핑몰시장에서는 1위인 제로투세븐닷컴을 운영하고 있다.
제로투세븐은 골드키즈 트렌드에 따른 유아 1인당 매출 증가와 매일유업과의 시너지 등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매일유업과 공동으로 베이비페어에 참가하고, 매일유업이 확보한 DB를 이용해 아기 연령에 맞는 DM과 사은품 발송 등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제로투세븐은 지난 2007년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프리미엄 전략을 펼치며 고가라인의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였고, 이 같은 전략이 성공하면서 높은 수익성을 달성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제로투세븐의 중국사업부 매출비중은 9%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 비중은 32.5%를 차지할 정도다.
제로투세븐은 이번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유아동 아웃도어시장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1월30∼31일 양일간 제로투세븐의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2월6~7일 공모주청약이 예정돼 있으며, 2월 말께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