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운업계가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운임 인상책이 기업들의 실제 수익성 개선에는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황에 어긋나는 '무리수'를 던졌다는 지적도 거세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해운사들은 최근 수익성 개선을 위한 방편으로 운임 인상에 나섰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은 지난 3월15일 유럽노선 컨테이너 운임을 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700달러 인상하기로 했다. 4월1일에는 미국노선 운임도 300~400달러 올릴 예정이다. 앞서 해운사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세차례에 걸쳐 운임을 인상한 바 있다.


해운업체들이 이 같은 조치를 내리는 것은 대부분의 해운사가 2년 연속 적자를 보는 등 심각한 수익성 악화의 늪에 빠졌기 때문이다. 실제 한진해운은 지난해 700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적자에 시달렸다. 전년도 순손실 규모도 8228억원에 달했다. 현대상선 역시 지난해 9989억원 순손실을 겪었다. 4732억원 순손실이었던 전년도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사진_뉴스1 허경 기자

문제는 해운사들의 운임 인상 추진이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데 있다. 물동량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선박 공급의 과잉 현상이 이어지고 있고, 유가 인상 등이 겹쳐 업황이 단기간에 살아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그렇다.

해운업계의 업황 부진을 보여주는 컨테이너 운임지수만 해도 최근 하락세가 뚜렷해졌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5월 1450선까지 올랐지만 올 들어 3월에는 1072까지 하락했다. 이는 유럽 경기회복이 둔화되면서 중국발 유럽 컨테이너 물동량 부진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선주협회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정책을 쓴다고 해도 단기간에 물동량이 증가한다고 장담할 수 없는 만큼 이로 인한 선박 공급 과잉 문제는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불황 상태인 시장 분위기와는 별개로 화주간 최종 협상이 쉽지 않은 점 역시 이번 해운사들의 운임인상책이 '무리수 조치'였다는 해석을 낳는다.

해운사들은 이번 유럽노선과 미국노선 컨테이너 운임 인상과 관련해 화주들과 각각 최종 협상을 거쳐야 4~5월께 실제 인상된 운임료를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실제 최종 협상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해운사들이 운임을 올리는 방식으로 수익 개선을 기대하고 있지만 지난해 11월부터 1월까지 이미 세차례나 했기 때문에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화주와의 협상을 통해 운임을 결정하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 올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화주에 대한 '떠넘기기식 전술'인지, 아니면 자신이 살기 위한 '마지막 한수'인지 모를 해운사들의 운임 인상책. 가격인상 관철 여부에 따라 해운사들의 2013년 운명도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