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탈하네요."
요즘 아웃도어 브랜드의 마케팅 MD들이 주로 내뱉는 말이다. 이들은 이번 S/S 제품 출시를 앞두고 갑작스레 변화된 시장 분위기에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등산화를 출시해야하는 시즌임에도 등산화 대신 워킹화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등산화에서 워킹화 시장으로 옮겨온 건 지난해 말부터다. 국내 아웃도어 1위 업체인 노스페이스가 가벼운 등산화인 '다이나믹하이킹'을 출시하면서 등산화 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 다이나믹하이킹은 지난해 백화점에서만 8만5000족 이상을 판매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노스페이스는 올해도 '2013다이나믹하이킹'을 출시하며 '가벼운 바람'을 몰아가고 있다.
이후 코오롱스포츠와 K2, 블랙야크 등 아웃도어 업체들 역시 가벼운 워킹화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의 '안드로라이트'시리즈와 K2의 '플라이워크' 37종과 '레이서' 블랙야크의 '프리즈마'가 최근 출시한 워킹화다.
한 아웃도어 업체의 MD는 "시장 분위기가 가벼운 제품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가벼우면서도 디자인을 가미한 워킹화를 만들기 위해 꼭 발목이 있는 신발을 디자인해야 하느냐는 발상에서부터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 MD는 "생활 곳곳에서 아웃도어의 기능성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이 생겨났다"며 "스포츠브랜드와 아웃도어 브랜드의 개념이 점차 모호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자체별로 올래길, 둘레길 등을 조성한 것 역시 등산화보다는 워킹화로 분위기가 옮겨오는데 한몫했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올래길같은 트레일 워킹코스가 뜨면서 기능은 갖추면서 가벼운 신발의 수요가 많아지기 시작했다"며 "아웃도어의 기능은 살리면서 도심에도 잘 어울리는 패션성을 가미한 워킹화가 성장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아웃도어브랜드가 포화상태이다보니 워킹화시장까지 넘어왔다는 지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등산화나 아웃도어 시장이 이미 커질 만큼 커져 새로운 시장을 찾고 있는 단계"라며 "그중 하나가 워킹화나 도심아웃도어 의류 등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