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험업계가 어린이보험과 관련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 일각에서는 저성장·저금리로 인해 장기보장성 상품위주로 올해 판매전략을 짠 보험사들이 이른바 '블루오션'인 어린이보험을 주력상품으로 택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 배경은 무엇일까.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시장성과 상품 특징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거치기간 길어 보험사에 효자 노릇
지난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7개월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를 인하했다. 이에 따라 현재 기준금리는 2.5%로 역대 최저수준이다. 보험업계는 올해 4월, 새로운 회계연도를 맞이하면서 기준금리가 한차례 이상 더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 한해 사업전략을 '장기보장성상품'으로 잡았다. 지난해 저축성상품의 세제혜택 축소 이슈로 인해 즉시연금 등으로 많은 수입보험료를 올렸지만 그만큼 보험금 지급도 늘어 부담이 커졌다.
늘어난 수입보험료는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보험사에는 부담으로 돌아온다. 보험사는 들어온 보험료를 다양한 곳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고 이를 고객에게 돌려줘야 하지만, 현재 금리상황으로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험사들이 보장성상품, 그 중에서도 태아나 어린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어린이보험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국내 대형보험사 관계자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어린이보험에 대한 마케팅을 확대한 측면도 있지만 보장성상품을 강화하기 위한 측면도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우리나라 부모들이 자녀의 건강이나 교육비 마련을 위해서라면 돈을 아끼지 않는 점을 감안해 어린이보험이 '돈'이 된다고 보고 있다.
또한 어린이보험은 거치기간이 길어 보험사 입장에서는 유리한 상품이다. 어린이보험은 기본적으로 10여년간 보험료를 납입하고 나머지 10여년은 거치기간으로 설정된다. 통상적으로 거치기간이 긴 상품은 그만큼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간이 길다.
이에 반해 저축성상품은 거치기간이 짧아 빠른 기간 안에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 따라서 보험사 입장에서는 저축성상품이 달갑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즉시연금 열풍이 불어 보험사의 보험료 수입이 크게 늘어났지만 가입 직후부터 연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품의 특성상 보험사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어린이보험 가입 고객은 평생 고객
"한번 태아보험에 가입한 고객은 보험사를 갈아타기 힘들죠. 태어나기 전부터 평생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태아부터 평생동안 보장이 가능한 상품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이러한 트렌드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대형생보사에 적을 두고 있는 설계사의 말이다. 이 설계사의 이야기처럼 보험사들이 어린이보험에 주력하는 이유 중 하나는 '평생고객' 확보다.
최근에는 어린이보험이 태아특약 등으로 태어나기 전부터 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잠재고객을 평생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는 강점을 갖췄다. 최근 어린이보험 트렌드가 태아나 어린 시절에 가입해 성인이 된 후까지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전환상품으로 바뀌면서 장기고객을 확보하기가 수월해졌다.
또한 보험업계에서는 성인이 될 때까지 보장되지 않는 상품에 가입했다 하더라도 태어나자마자 어린이보험에 가입한 고객이 보험사를 옮기는 경우는 드물다고 설명한다.
'100세 시대'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평균수명이 늘어난 점도 보험사들이 어린이보험 판매에 주력하는 이유다.
평균수명 증가로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중장년층의 보험가입이 늘고 있다. 현재 40세 이상 세대의 경우 노후대비와 수입이 사라진 시기의 건강을 보장해주는 보험에 가입한 인구가 포화상태에 가깝다.
이에 반해 어린이보험의 경우 아이들이 계속 태어나기 때문에 보험가입 가능 인구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가입자를 꾸준히 유치할 수 있다.
국내 보험사 관계자는 "다양한 마케팅 등으로 인해 40대 이후 중장년층은 이미 한가지 이상의 보험에 가입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하지만 꾸준히 태어나고 있는 신생아로 인해 어린이보험시장은 그야말로 '블루오션'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