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전국 회원제 골프장 수는 48개에 불과했다. 2013년 현재 운영 중인 골프장 수는 430여개에 이른다. 화려한 코스와 클럽하우스가 새롭게 생겨나고 있지만 올드코스의 인기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다.
2008년을 기점으로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골프회원권시장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끄는 클럽이 있다. 용인권의 3인방 팔팔·뉴서을·기흥을 필두로 남서울, 골드, 한원, 플라자용인 등과 강북권의 서울, 한양, 뉴코리아 등의 클럽이다. 시세가 고점 대비 그 이상의 하락을 겪으면서도 지속적으로 매매를 성사시키고 있다.
◆타의 추종 불허하는 입지
올드클럽 인기의 가장 큰 요인은 거리상 이점이다. 골프는 보통 4~5시간이 소요되는 운동이다. 오가는 시간을 감안하면 하루를 꼬박 비워야 한다. 꼭두새벽부터 움직여야 겨우 반나절 만에 마칠 수 있는 운동이다 보니 이동거리가 짧다는 것은 골퍼들에게 그 어떤 장점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운영되는 골프장 중 가장 오래된 서울과 한양을 보더라도 인근 지역의 구릉지에 지어져 강북, 강서, 파주, 일산 등 지역주민의 지속적인 관심 속에 대기매수가 항상 두텁다. 특히 골퍼의 분포가 높은 강남권을 중심으로 용인권의 팔팔, 기흥, 뉴서울, 남서울 등도 이런 이점으로 매수세가 꾸준하다. 원거리의 회원권을 매각하고 근거리 지역을 매입하는 교체매매도 빈번하다. 영남권의 부산도 지리적 이점으로 오랫동안 명문 클럽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드클럽은 거리뿐 아니라 지형상으로도 유리함을 갖추고 있다. 땅이 넉넉하던 시절에 지어져 무리하게 산을 깎거나 인위적인 조경을 할 필요가 없었다. 넓은 페어웨이와 확 트인 전망, 오래된 수목이 주는 조경 등은 근래 지어지는 신설 골프장과는 또 다른 차별성을 갖고 있다.
회원수가 적지 않아 예약은 늘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올드클럽들 대부분은 회원의 날을 이용하고 있다. 오랫동안 회원이었거나 오래된 만큼 주변에 같은 회원권을 보유한 경우도 많아 회원의 날, 회원끼리의 포섬 구성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회원 이탈 적어 시세 안정적
회원권 시세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이는 그 구성원의 성격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개장 당시에는 더욱 그러했지만 사회적 최상위 계층으로 회원이 구성됐고 이들은 회원간에 팀을 이뤄 오랫동안 골프장에서 친목을 다져왔다. 이 때문에 클럽애(愛), 클럽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강하다.
따라서 기존 회원들의 이탈이 적다. 입회를 원할 때도 기존 회원의 추천이 있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절차가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회원관리로 이어진다. 회원 이탈이 적다는 것은 곧 악재가 없는 한 시세가 급락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뜻이다.
◆회원권 교체도 쉬워
인기 있는 클럽은 곧 회원권의 환금성과도 직결된다. 다른 클럽에 비해 매수 선호도가 양호해 환금성이 뛰어나고 재무 위험성은 낮다. 하락 시기에는 다른 클럽에 비해 하락폭이 낮은 반면 상승 시기에는 가장 먼저 상승하며 그 폭 또한 크다.
덧붙여 올드클럽들은 1990년 이전부터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골프대회를 유치해 왔다. 이는 클럽의 오랜 역사를 보여주는 페어웨이, 조경, 관리상태 등을 미디어를 통해 간접적으로 노출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회원들 역시 적극적으로 동참했는데, 이는 골프대회를 통해 골프장을 알리면서도 자신들의 회원권 가치 상승에도 큰 역할을 했다.
그렇다고 아무런 변화 없이 명성을 이어갈 순 없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바꾸는 전면 개·보수까진 아니더라도 회원의 편의를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 조경, 진입로, 클럽하우스와 그늘집 개보수 등 클럽의 노력이 수반된다면 여느 화려한 신설 골프장의 인기에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