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지켜본 조합원들은 후련함과 동시에 '희망'의 눈빛을 보냈다. 박 깨기 퍼포먼스가 다름 아닌 '축산물 유통혁신 비전 선포식'이기 때문이다. 박을 깨는 것은 축산농가의 불합리한 유통구조를 부수고 새롭게 개선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조합원들은 이를 계기로 소비자의 경우 최상의 한우와 돼지고기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하고, 축산농가는 적자마진 구조에서 벗어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농협중앙회가 축산물 유통혁신 비전 선포식을 개최한 것은 축산물의 불합리한 유통구조를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통계청이 지난 5월31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한우 큰소 한마리당 순이익은 -91만6000원, 돼지 한마리당 9000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러한 현상이 2년 이상 지속되고 있어 축산농가의 경우 사육 기반마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유통단계 축소하고 안심축산 늘린다
축산물 유통혁신 비전의 핵심은 협동조합형 축산물 패커(안심축산) 육성과 소비자 판매망 확충, 직거래 활성화 등이다. 농협중앙회는 축산물 유통혁신 비전 선포식에서 유통혁신 결의문도 함께 채택했다.
실천방안은 유통비 절감이다. 협동조합형 축산 패커를 중심으로 출하-도축-가공단계를 조직화·규모화해 기존 6~7단계인 유통단계를 3~4단계로 줄이기로 한 것. 이를 통해 유통비용 19.2%를 절감하기로 했다. 또 농협은 오는 2020년까지 안심축산을 통한 한우와 돼지 취급물량을 각각 50%, 4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판매채널도 다양화하기로 했다. 현재 600개 정도의 농협 축산물판매장을 오는 2016년까지 16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축산물 이동판매차량도 78대에서 100대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 통해 산지가격과 소비자 판매가격을 연동시키겠다는 의미다.
농·축협 하나로마트 내 축산물 코너도 리모델링한다. 축산물 코너를 새로 오픈해 직영화하고 산지와 소비자 가격 연동화를 선도해 직거래장터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다.
소규모 매장인 '칼 없는 정육점'도 도입한다. 칼 없는 정육점은 정육점 내 해체 및 세절작업하는 공간을 없애고 소포장 상품만 진열하는 신개념 정육점이다. 일반적으로 정육점에서 세척하지 않은 칼로 고기를 자르면 각종 세균이나 오염물질이 묻을 우려가 있는데, 칼 없는 정육점은 이러한 단점을 없앤 것.
'안심쇼핑몰'과 'IPTV망 축산물쇼핑몰' 등 정보기술(IT) 융합형 직거래망도 구축, 유통비용 절감을 통한 판매가 인하도 병행키로 했다. 농협의 IPTV망은 올 하반기 오픈 예정이다.
한우DNA 및 항생제 검사(700개소)와 판매장 위생점검(500개소)을 위해 '사전예방적 축산물위생관리시스템'을 오는 2016년까지 각각 1000개소씩 늘리기로 했다.
또한 농협계통 판매장에 대한 해썹(HACCP) 인증도 30.6%(지난해 말 기준)에서 2016년 100%로 확대할 계획이다. '축산물 안전지킴이제도'와 '축산식품안전관리본부'도 도입한다.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축협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그동안 잘못된 관행을 없애고 유통혁신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합리적인 축산물 유통구조를 확립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