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STX

"채권단의 뜻을 존중하겠습니다!"

'샐러리맨의 신화'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결국 STX조선해양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경영부실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서다. 

물론 강 회장이 최고경영자의 자리에서 내려온 것은 자의보다는 타의에 가깝다. 채권단의 보이지 않는 사임압박이 계속돼왔기 때문이다. 
 
◆채권단 강행에 '무릎꿇은' 강덕수
 
STX조선해양은 9일 오후 2시 이사회를 열어 채권단 경영진추천위원회가 의결한 박동혁 대우조선해양 부사장과 류정형 STX조선 부사장의 등기이사 선임안을 만장일치로 처리했다.

이날 강 회장은 이사회에서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채권단의 뜻을 존중하며 채권단의 의견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STX조선해양과 함께 추후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는 STX엔진(이사회 의장)과 STX중공업(대표이사)의 경영권도 곧 내려놓을 전망이다.

재계에 웅진그룹의 윤석금 회장과 더불어 대표적인 '샐러리맨의 신화'로 평가받던 강 회장은 이로써 2001년 그룹을 창립한 지 13년 만에 STX그룹의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퇴진하게 된다.

1973년 쌍용양회에 사원으로 입사한 강 회장은 STX그룹의 모태가 된 옛 쌍용중공업(STX엔진)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오른 뒤 2000년에는 사재(20억 원)를 털어 회사를 인수했다.

◆재계 13위 일군 '샐러리맨 신화' 경영키를 놓다

이듬해 5월 STX로 사명을 바꾼 강 회장은 특유의 추진력과 인수합병(M&A)을 통해 불과 13년 만에 그룹을 재계 13위로 키워냈다. 2001년 대동조선(현 STX조선해양)을 시작으로 2002년 산단에너지(STX에너지), 2004년 범양상선(STX팬오션)을 인수해 조선·해운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2007년에는 노르웨이 크루즈선 제조업체 아커야즈(STX유럽)의 지분(39.2%)도 인수했다.

그러나 리먼브러더스 사태에 직격탄을 맞은 STX그룹은 2008년 이후 공격적인 경영이 되려 부메랑이 되면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공격적인 M&A로 무리하게 그룹의 '몸집'을 불리다 성장의 발목을 잡힌 것이다. 
 
STX팬오션, STX조선해양 등 그동안 STX의 실적을 견인했던 주력 계열사들은 줄줄이 쇠락했고 결국 그룹 전체 재무구조까지 미친 타격은 STX팬오션 등 계열사를 회생절차로 이끌었다.
 
지난 4월에는 STX조선해양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과 채권단 자율협약을 맺었다. 강 회장은 채권단으로부터 6000억원의 긴급자금을 지원받는 조건으로 대주주 주식 처분 및 의결권 행사 제한 위임장과 구상권 포기 각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한편 강 회장의 향후 거취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