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즐기는 데프로엠 가족들/사진=데프로엠 제공
/사진=데프로엠 제공
평소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던 청각장애인 송지은씨는 라이딩 중 뒷 자전거와의 충돌로 인해 절벽으로 떨어질 뻔하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뒤쫒아 오던 자전거의 브레이크가 고장 나 있었던 것이다. 뒷사람은 다급히 소리쳐 송씨에게 긴급 상황을 알렸지만 송씨는 들을 수 없었다. 송씨는 위험 상황을 그대로 직면해야만 했다. 다행히 송씨와 자전거는 무사히 멈췄지만, 그 이후로 송씨는 두려움으로 한동안 자전거를 타지 못했다.



송씨를 다시 안장 위로 부른 것은 바로 청각장애인들의 자전거동호회, '데프로엠'.



데프로엠이란 청각장애를 뜻하는 영어 '데프(deaf)'에 '로'드바이크(Roadbike, 사이클)와 '엠'티비(MTB, 산악자전거)의 합성어이며, 현재 전국에서 회원 6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청각장애인은 자전거동호회에서 소통하며 활동하기 어려운 점이 많아요. 평소 도로 라이딩을 즐기는 편이라 온라인 커뮤니티의 단체 모임에 나간 적이 있어요. 결과부터 말하자면 혼자 타야 했죠. 안전사고와 책임문제 때문에 함께 자전거를 탈 수 없었기 때문이예요. 아쉬웠지만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었어요."



데프로엠 운영진인 구자건(37·경기도 안양시)씨는 이를 계기로 청각장애인들의 자전거동호회를 만들었다.



"청각장애인은 '구화인(口話人)'과 '농아인(聾啞人)'으로 분류해요. 약간이라도 들을 수 있거나 입모양을 보면서 소통하는 경우를 구화인이라 하고, 전혀 못 듣거나 변별하지 못해 수화로만 소통하는 이를 농아인이라 하죠. 정상적으로 들을 수 있는 일반인을 '청인(聽人)'이라 부릅니다."



데프로엠에는 '청인(聽人)'으로 통하는 수화통역사 류성재씨도 함께한다. 류씨는 회원들의 입과 귀 같은 존재다. 최근 데프로엠의 바이클로아카데미 응급정비 교육에서도 그의 역할이 빛났다.



응급정비 교육 후 송지은씨는 "데프로엠과 함께 라이딩하며 자전거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중이었죠. 그 동안 사전 지식이 없었고 안전 교육을 배울 기회도 전혀 없었고요. 이번 교육을 계기로 자신감이 붙었어요. 더 많은 청각장애인들이 참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자건씨 또한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즐기는 것처럼 우리 청각장애인들 또한 안전한 라이딩을 즐기고 싶어요. 언제가 일반 동호회원들과 함께 라이딩하는 날을 기대한다"며 말을 맺었다.



마음의 소리로 자전거 타는 데프로엠. 이들의 두 바퀴 소리가 심문(心紋, 마음의 무늬)으로 사람들 마음에 물결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