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주춤하다 유야무야되겠지 하는 의구심도 많았지만 일관되게 근무시간 정상화를 최우선으로 추진했다. 이는 가도 되고 가지 않아도 되는 길이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가야하는 길이다."
조준희 IBK기업은행장이 33년간의 은행원 생활을 마감하며 남긴 말이다.
조준희 행장이 27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이임식을 열고 공식적인 은행생활을 마감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떠나는 분이 마치 취임하는 분마냥 씩씩하다"며 조준희 행장을 소개했다. 하지만 그의 씩씩함도 잠시. 업무 스트레스와 장시간 근무 등으로 병을 얻어 숨지거나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직원들 이름을 한명 한명 부르던 중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잠시동안 뜨거운 눈물을 훔쳤다.
그는 퇴임식에서조차 자신보다 직원들의 건강을 먼저 챙겼다.
조 행장은 "(그동안) '회사와 일'밖에 모르던 자신의 세대는 '반쪽자리 인생'"이라며 "근무환경과 출퇴근 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꿔주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 행장은 기업은행 최초의 내부 공채출신 은행장으로서 직원들의 사정과 고충을 속속들이 알고 살피는 것으로 유명했다.
조 행장은 "부디 임직원 여러분이 합심해 기업은행을 '눈 뜨면 출근하고 싶고 월요일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직장'으로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위대한 은행이란 돈을 잘 버는 것은 물론 사회공헌에 앞장서고 교육·문화·예술에도 이바지해 국민의 존경과 사랑, 신뢰를 받는 은행"이라며 "권선주 신임 은행장을 중심으로 기업은행을 위대한 은행으로 만들어 자랑스러운 유산으로 물려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어제 마지막으로 사무실의 짐을 정리했는데 해묵은 문서와 메모, 자료를 정리하다 보니 온통 기업은행과 관련된 것 뿐이었다"며 "임직원 여러분과의 소중한 인연, 함께 나누었던 따뜻한 정을 도저히 떼어 낼 수가 없었다"고 아쉬워 했다.
한편 조 행장은 기업은행 첫 내부 출신 행장으로 지난 2010년 은행장에 선임됐다. 3년 간의 임기기간 '원샷 인사', '중소기업 대출금리 한자릿수 인하'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