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교체 시기가 다가온 주말골퍼. 레슨프로를 귀찮게 하고 인터넷을 뒤져가며 고민 끝에 클럽구입을 어렵게 결정했다.

매일같이 새 클럽을 닦고 또 닦아가며 주말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드디어 늘 함께 하는 멤버들과 라운딩을 나가 자신 있게 티샷을 날렸지만 '신상클럽'에 아직 적응이 안돼서 그런지 오늘도 완패다.

오늘따라 동반자 샷이며 구질이 유난히 안정적이다. 동반자의 클럽을 슬쩍 보니 예전 클럽 그대로다. 동반자에게 새로운 레슨을 하냐며 플레이에 대한 칭찬을 하자 동반자는 ‘그립 교환’ 후 공의 구질이 바뀌었다며 멋쩍어했다.

대부분의 골퍼들은 클럽 구매 시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신중하게 선택을 하는데 반해 그립의 선택이나 교체에 있어서는 아주 쉽게 결정을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토록 가볍게 여긴 그립 선택이 클럽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아마도 초기 클럽 선택 시보다 그립 교환에 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게 될 것이다.


클럽은 크게 헤드(Head), 샤프트(Shaft), 그리고 유일한 소모품 부위인 그립(Grip)의 세 부위로 나뉜다. 헤드가 어드레스 시의 안정감과 초기 발사각, 비거리와 방향성 등에 영향을 준다면 샤프트는 사람의 척추에 해당되는 역할을 하며 헤드 이상으로 공의 구질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은 것이 바로 그립이다. 그립은 클럽과 골퍼를 연결해주는 일차적 요소로서 잡는 순간 클럽 전체의 느낌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골퍼의 구질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립(Grip)은 크게 고무그립(Rubber Grip)과 실그립(Cord Grip) 두 가지 종류로 구분된다. 고무그립은 천연 고무계와 합성 고무계로 만들어 지는데 그립의 마모성이 빠르고 물기에 약한 것이 단점이지만 타구감이 좋고 립그립(Rip Grip)의 등장으로 어드레스 시 안정감이 두드러져 많은 골퍼들이 애호하는 재질이다.

실그립은 고무 소재에 실을 넣어 미끄러움을 방지하고 내구성을 강하게 하여 마모가 적도록 한 제품으로 대체적으로 약간 묵직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우천 시 미끄러움을 방지할 수 있으나 타구감이 딱딱해 대개 'Hard Hitter'(장타자 등)들이 선호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타구감이 부드럽고 어드레스 시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립그립 스타일의 고무 그립을 권하고 있다. 반면 손이 상대적으로 크거나 다른 사람에 비하여 땀이 많이 나는 골퍼 또는 헤드 스피드가 빠른 골퍼들에게는 립그립보다는 일반 라운드형의 실그립 또는 진보된 반 실그립이 좋다.

그립 선택 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립의 종류와 재질·가격보다는 무게다. 그립의 무게는 30g대의 초경량 그립에서부터 50g대의 다양한 그립이 나오고 있다. 여기서 그립의 무게를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그립 무게의 변화는 클럽 전체 무게와 스윙 웨이트(Swing Weight)를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예컨대 현재 사용하고 있는 그립의 무게가 50g, 스윙웨이트 D0인 클럽에 새로 선정한 40g의 그립을 장착한다고 가정해 보자. 단지 그립 무게 10g이 감소는 그립 쪽의 무게가 가벼워져 스윙 시에 느끼는 웨이트(스윙웨이트)가 약 2.5포인트(헤드무게로 치면 5g 정도 증가 효과) 증가하게 된다.

전체 무게는 가벼워 졌지만 스윙 시 느끼는 무게는 훨씬 무거워져 단지 10g 가벼운 그립의 장착이 전체 클럽의 느낌을 완전히 바꾸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10g 가벼운 그립 장착이 전혀 다른 느낌의 클럽으로 골퍼에게 다가오는 것이다.(스윙웨이트 D0→D2.5)

두 번째로 고려해야 하는 것은 그립의 사이즈이다. 본인의 손 크기에 맞는 그립을 선택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본인의 손보다 큰 그립을 사용하게 되면 클럽 전체의 무게는 변화가 없더라도 클럽 무게가 무겁게 느껴질 수 있으며 슬라이스가 날 확률이 높다.

세 번째는 앞서 말한 그립의 재질이다. 육안으로 봤을 때는 똑같은 그립으로 보일 수가 있으나 그립을 만드는 고무 원재료와 제작 방식에 따라 그립의 촉감이 다르며 이는 타구감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즉 그립을 교체할 때 그립의 무게, 크기, 재질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전문가와의 상의를 거치는 것이 좋다. ‘그립쯤이야’ 하는 가벼운 생각은 클럽에 많은 악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는 스윙과 구질에 영향을 미치고 멘탈까지 흔들려 결국 손꼽아 기다려온 주말 라운딩, 18홀 내내 스트레스만 쌓이고 말 것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1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