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계열사 분할매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BS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가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규모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괄목할만한 성장을 나타낼 곳은 BS금융. 만약 BS금융이 경남은행 매각에 성공한다면 자산규모가 지역은행간 경쟁을 벗어나 시중은행까지 위협하는 수준으로 오를 전망이다.

하지만 고지를 점령하는데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이다. 경남·광주 은행을 분할할 때 부과되는 6500억원의 세금을 감면해주는 조특법 개정안이 당초 예정보다 다소 늦어지고 있는 것. 따라서 오는 27일 열리는 조특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인적분할은 철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자산규모 86조원… 시중은행 위협하는 ‘BS금융지주’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인수에 성공할 경우 가장 시너지가 높을 것으로 예상 되는 곳은 BS금융이다. BS금융은 유력한 경쟁자인 DGB금융지주를 누르고 지난해 말 경남은행 본 입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지난 12일 시작돼 6주간 열리는 경남은행 실사도 현재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BS금융은 최근 경남은행 노조와의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만약 BS금융이 경남은행 인수에 성공하면 자산규모 86조원에 달하는 메가뱅크로 껑충 뛰어오르게 된다. BS금융은 작년 9월말 기준 총자산 50조원에 점포수 267개, 임직원 4033명에 이르는 은행으로 성장했다. 그런데 여기에 총자산 36조원, 점포수 167개, 임직원 2138명의 경남은행과 합치면 자산규모 86조원, 점포 수 434개, 임직원 6171명의 초대형 금융지주가 된다.

부산을 거점으로 경남과 울산 등 새로운 수익성 확보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수도권 진출까지 용이해 국내 시중은행 금융지주사에 버금가는 위상을 갖게 될 전망이다.

해외시장 개척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실제로 BS금융은 지난해 말 미얀마와 캄보디아에 금융업 진출을 위한 국내 인가는 획득한 상태이고 현재 현지 인가절차를 진행 중이다. 또한 라오스와도 포괄적 금융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상태이며 베트남과 중국 칭다오에는 부산은행 해외지점과 출장소를 운영 중이다.

◆지방은행 다크호스 ‘JB금융’

신한금융지주를 누르고 광주은행 우선협상대상자로 오른 JB금융도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다.

JB금융은 지난 20일 오전 재무관계와 경영 등 광주은행 전반에 대한 실사에 들어갔다. 이번 실사는 지난 2월12일 노조의 저지로 무산된 이후 8일만으로 재개했다. 양측은 19일 JB금융과 광주은행 노조 간 상생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JB금융 입장에서는 광주은행 노조라는 산을 넘은 셈이다.

JB금융은 예정대로 실사가 완료되면 예금보험공사에 매매대금조정요청서를 제출하게 된다. 매매대금의 조정이 합의되면 4∼5월 계약금 납입·주식매매계약 체결, 6∼7월 잔금 지급해 금융위원회 인가 등을 통해 오는 8월 중 광주은행 인수를 완료할 예정이다.

만약 JB금융이 광주은행을 인수할 경우 자산규모가 35조원대로 껑충 뛴다. JB금융의 현 자산은 7조원대다. 늘어나는 것은 자산뿐만 아니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영업망이 겹치지 않아 직원과 영업점 등에 대한 구조조정 없이도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김한 JB금융 회장 겸 전북은행장은 "(광주은행을 인수할 경우) JB금융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더 많은 중소기업과 상인, 서민 등에게 다양한 대출을 지원할 것"이라며 "특히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새만큼 프로젝트' 등 지역 현안사업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조특법 개정안 보이콧… 정치권 최대변수
 
하지만 변수도 있다. 가장 큰 변수는 세금이다. 조특법 개정안이 통과되느냐에 따라 사실상 분할 매각 성공여부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조특법이 개정되지 않은 채 매각이 진행되면 우리금융은 분할기일(3월1일)에 맞춰 경남·광주은행을 분리할 때 법인세 등 6500억원대의 ‘세금 폭탄’을 맞게 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만약 세제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매각대금의 3분의 1이 넘는 돈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면서 “만약 이렇게 되면 외국인 주주나 소액주주들로부터 소송을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좀처럼 해결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다. 당초 여야는 지난 20일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조특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보이콧’하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기재위 민주당측 의원들은 지난 18일 기재부 산하기관 업무보고 중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트위터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을 비롯한 야권인사들을 원색적으로 비방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기재위 일정을 전면 거부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이날 조세소위는 물론 24일 예정된 기재위 전체회의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또 27일 국회 본회의 전까지 기재위에서 개정안에 대한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이번 임시국회내 조특법 통과는 사실상 물 건너갈 공산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어떤 카드를 내밀지 알 수 없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예정대로 인적분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경남·광주은행의 경우 워낙 매물이 크다보니 여러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예상했다. 조특법 개정 역시 변수중 하나로 보고 있다”고 긍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