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탈탈 털리고 연습장을 찾은 골퍼들은 오직 비거리 향상을 위해 굳은살이나 물집이 생기는 걸 마다하지 않고 연습하고, 뛰어난 레슨 프로를 찾아 스윙을 바꾸기도 하며 고시공부하듯 하루 종일 골프관련 서적을 손에서 놓지 않기도 한다. 그뿐인가. 좋다고 소문난 클럽이라면 가격 가리지 않고 바꾸는 등 비거리 향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몇년 전부터 골프클럽 브랜드들은 드라이버의 길이를 늘려 비거리를 향상시키는 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클럽 길이가 길어질수록 헤드스피드가 증가해 비거리가 더 늘어난다는 광고를 앞세워 골퍼들을 유혹하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광고와 호기심에 클럽을 교체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심심찮게 보곤 한다.
골프클럽의 길이와 로프트 각은 비거리를 결정하는 중요한 수치 중 하나다. 90년대에는 43~43.5인치였던 드라이버가 2010년 이후에는 46인치, 최대 48인치까지 길어져 이슈가 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연 클럽의 길이가 길어지면 그만큼 거리도 더 늘어나는 걸까. 그리고 거리가 늘어난다면 얼마나 더 늘어나는 것일까. MFS골프는 길이에 따라 달라지는 비거리를 확인하기 위해 클럽테스트를 실시했다. 실험은 모든 조건이 동일한 상황(로프트각, 라이각, 강도, 그립 등 클럽의 동일성은 물론 풍향, 풍속, 습도, 온도 등 외부적인 조건도 동일한 상태를 유지한 후 스윙스타일 역시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로봇스윙머신을 이용)에서 45인치, 46인치의 드라이버로 각각 50개의 볼을 타격했다.
우리가 실험을 통해 얻은 비거리 차이는 3.8m로 나타났다. 46인치 드라이버가 45인치 드라이버보다 런을 포함해 비거리가 3.8m 더 향상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비거리보다 더 중요하다는 방향성이 문제가 됐다. 3.8m의 거리를 얻은 대가로 거의 두배 가까이 흐트러진 방향성을 보인 것이다.
물리학적으로 클럽이 1인치 길어짐으로써 가져오는 비거리 향상은 불과 2.8m라고 한다. 즉 우리는 아주 작은 비거리 향상을 기대하면서 그것보다 더 중요한 방향성을 포기하는 바보 같은 선택을 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에서 골프를 가장 잘 친다고 인정받는 PGA 투어 프로들조차 이제는 비거리보단 방향성을 더 중요시하며 클럽 길이를 점점 더 줄이는 추세다. 클럽 길이가 짧아지면 그만큼 안정된 스윙을 기대할 수 있고, 안정된 스윙은 방향성은 물론 진정한 비거리 향상에도 틀림없이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