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의 끝에 서라>는 이렇게 창의력과는 거리가 먼 보통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이 책의 공동저자인 황인원 교수는 그 동안 <시 한 줄에서 통찰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시에서 아이디어를 얻다> 등의 책을 저술하며 시와 경영을 접목하는 데 주력해왔다. 시를 활용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을 만들기 위해 강신장 원장과 힘을 합쳤다. 그리고 그 결실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이렇게 사물과 내가 ‘일체화’되어 사물에 담긴 마음을 읽어내면 남들이 보지 못한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물론 일상에서 이를 실천하기란 그리 녹록하지 않은 것이 사실. 사물의 마음을 읽어내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방법론이 필요하다. 저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네 가지 툴을 소개한다. 감성의 눈뜨기(오감법), 관찰의 눈뜨기(오관법), 연결과 융합의 눈뜨기(오연법), 역발상의 눈뜨기(오역법)이 그것이다.
그 중에서 ‘오감법’(五感法)을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사물의 마음을 읽는 비결은 바로 사물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무엇을 보고 있는지, 무엇을 듣고 있는지, 어떤 느낌일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어떤 행동을 하고 싶은지 생각해 보는 것이다. 주변에 놓인 사물을 하나 선정해서 그 사물이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왜 그렇게 느끼고 있는지 꾸준히 생각하다 보면 닫혔던 감성의 문을 열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감성의 문을 열었다면 이제 사물을 사람이라 생각하고 그것이 왜, 어떻게, 무엇을 생각하는지를 논리적으로 객관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단순히 사물의 감정을 느끼는 것에서 더 나아가 어떻게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상상해 보는 것이다. 종이컵을 예로 들어보자. 무엇을 하고 싶냐고 물어봤더니 “담고 싶다”고 종이컵이 대답한다. 무언가를 담고 있지 않으면 버려지기 때문이란다. 점점 더 짠해진다. 그러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싶을까. 욕심 많은 이 녀석은 다양한 물건을 담을 수 있는 통이 되고 싶단다. 그렇다면 종이컵 윗부분을 떼어내 서랍 속 잡동사니를 수납하는 통으로 활용해보면 어떨까. 이처럼 짧은 대화만으로도 새로운 발견을 한 셈이다. 이 과정이 바로 ‘오관법’(五觀法)이다.
기업경영에 있어 시의 가치와 중요성을 설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공하는 것이 이 책의 차별적 가치다. 하지만 글로 연애하는 법을 배웠다고 해서 카사노바가 될 수 없듯, 오랜 사회생활로 인해 굳어버린 감성을 깨우기 위해서는 부단한 연습이 필요하다.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마음이 느끼도록 체득하는 것이다. 그렇게 노력하고 익숙해지다 보면 시인의 눈처럼 낯익은 것 안에 감춰진 낯선 세계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강신장, 황인원 지음 | 21세기북스 펴냄 | 1만50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