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지난 6~10일 대전 등 3개소에서 4·14 사이버공격 계획을 주도한 17세 강모군과 공격계획을 전파·홍보한 14세 배모군, 정부 홈페이지 해킹을 시도한 15세 필리핀 청소년 J군, 이번 사건에 단순 가담한 우모씨(23세) 등 피의자 총 4명을 검거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3월12~22일 어나니머스를 빙자해 트위터와 유튜브, 페이스북에 "정부가 세금을 낭비하고 언론을 통제하며 국민을 억압하므로 '14. 4. 14. 정부기관에 대해 사이버공격을 감행하겠다'는 내용의 글과 동영상을 게시했다.
이어 이들은 해외사이트에 청와대·국가정보원·국세청·여성가족부·대한민국 정부포털을 공격 대상으로 선정·게시해 위협을 가하는 방법으로 정부기관의 공무집행을 방해한(형법 제136조 제1항 위반, 5년 이하 징역·1000만원 이하 벌금) 협의를 받고 있다.
또한 이들은 지난 3월 18일 정부통합전산센터 내 정부기관 홈페이지에 대한 해킹을 시도했으나 보안시스템에 걸려 미수에 그친 바 있다(정보통신망법 제72조 제2항·제48조 제1항 위반, 3년 이하 징역·3000만원 이하 벌금).
경찰 조사에 따르면, 어나니머스를 빙자한 공격을 계획한 10대 피의자들은 페이스북 채팅창으로 서로 대화를 하던 중, 정부가 세금을 탕진하고 있다는 데에 공감하고 국내외 동조세력을 섭외해 공격을 준비하기로 공모했다.
특히 이들은 공격일시와 대상을 구체적으로 선정해 인터넷에 공개하고 홈페이지 변조 또는 디도스 등 공격방법도 비공개채팅을 통해 논의했다.
경찰은 지난 4·14 사이버 공격으로 국가·사회적으로 불안감이 고조돼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에 심각한 공무집행방해 및 행정력 낭비를 초래한 것으로 보고, 피의자들이 학생 신분임에도 입건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공격계획이 언론에 집중 보도되면서 크게 위축됐고 다른 어나니머스가 비동조하는 등 내부 문제로 공격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실제 해킹공격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국가기관 전산망을 공격하려는 것은 중대한 범죄행위여서 신분·연령 등의 고려 없이 전원 입건 조치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해외 SNS사이트에 비공개그룹을 조직해 은밀히 범행을 모의하고 해외에 개설된 홈페이지에 IP를 세탁해 접속하는 등 추적을 회피했다. 이에 경찰은 해당 국가와 실시간 공조수사를 벌였다는 설명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으로 가치관이 형성되지 않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올바른 사이버문화 교육의 필요성이 확인됐다고 보고 있다. 청소년들이 과장·왜곡된 시각으로 사회 문제를 평가하고,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해킹도 가능하다는 그릇된 인식을 가질 경우 이 같은 사건이 또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본 것.
경찰 관계자는 "비대면성, 익명성이 보장되는 사이버공간에서 올바른 사이버문화를 조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경찰은 앞으로 청소년들의 올바른 사이버 윤리의식 함양을 위해 사이버 전문강사를 활용해 학교에서의 사이버 윤리교육을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정부나 민간기관에 대해 사이버공격을 예고하거나 실제로 공격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히 사법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정부 측은 "다른 불순세력이 당시 상황을 악용해 사이버공격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 관계 부처의 사이버안전 책임자 회의를 개최해 위협상황을 평가하고 대응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