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지속적인 모니터링 강화에도 정치테마주에 대한 관심은 식지 않고 있다.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테마주에 대한 관심이 또다시 높아지고 있는 것. 5월 한달간 세월호 참사 여파로 지난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 당시와 같은 정치테마주 열풍은 수그러들었지만, 한탕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게 정치테마주는 여전히 ‘악마의 유혹’인 탓이다.
◆서울시장 테마주, 박원순 대 정몽준
특히 이번 6·4 지방선거에서는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박원순(현 서울시장)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자와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자의 테마주가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와 정치·사회적 이슈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몽준 후보의 테마주로 분류되는 곳은 홈네트워크업체 현대통신과 폐기물처리업체 코엔텍이다. 현대통신은 현대건설 사장을 역임한 이내흔씨가 회장으로 자리해 있으며, 코엔텍은 정 후보가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이 2대주주로 자리해 테마주로 분류됐다.
경쟁자 박원순 시장의 테마주에는 보광그룹의 광고대행업체 휘닉스홀딩스와 레미콘업체 모헨즈가 있다. 휘닉스홀딩스는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이 박 시장과 경기고 동창이란 점에서, 모헨즈는 김기수 회장이 아름다운재단의 운영이사를 지냈다는 점에서 ‘박원순 테마주’로 분류됐다. 박 시장은 아름다운재단의 상임이사로 재직한 바 있다.
테마주로 분류된 이들 4업체는 후보자의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될 때, 후보자의 이슈가 불거졌을 때마다 상승과 하락을 거듭했다. 주가의 변곡점은 정 후보의 출마 공식 발표와 세월호 참사 당시 정 후보 아들의 ‘미개’ 발언이다.
◆단순 이슈에도 주가 5~10% 급등락
지난 2월26일 정 후보가 출마를 공식 발표하자 코엔텍은 전일대비 5.59% 오른 3875원을 기록했다. 다음날인 27일에는 4000원을 찍었다. 2000~3000 초반대를 유지했던 코엔택이 급격한 강세를 보인 것이다. 현대통신 또한 26일 5.17% 오른 5090원을 기록해 평소 2000~3000선을 유지했던 주가가 2배 가까이 뛰었다.
이로부터 한달 후인 3월26일 정 후보가 박 후보를 역전했다는 여론조사가 발표되면서 ‘박원순 테마주’들은 하락세를 보였다. 27일 휘닉스홀딩스는 전일대비 6.12% 하락한 2760원을 기록했으며 모헨즈는 6.42% 하락한 4960원으로 마감했다.
세월호 참사의 여파는 정치테마주에도 영향을 미쳤다. 정 후보의 아들이 사고 이틀 후인 지난 4월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에 소리를 지르고 욕하고 국무총리에 물세례…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라는 글을 올리면서 정 후보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정몽준 테마주’도 급락했다. 코엔텍은 4월21일 3605원을 기록해 전일대비 11.86%가 빠졌다. 현대통신도 같은날 10.52%가 하락한 4510원으로 마감했다. 반면 ‘박원순 테마주’는 휘닉스홀딩스가 전일대비 5.76% 상승한 3030원을, 모헨즈가 13.03% 오른 5900원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이처럼 단순 이슈에 급등락을 반복한 양 후보의 테마주는 23일 현재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모헨즈가 전일대비 0.90% 오른 4495원, 휘닉스홀딩스는 1.89% 하락한 4150원, 코엔텍이 3.75% 하락한 2950원, 현대통신은 3.32% 빠진 3055원을 보이고 있다.
◆금감원 “카톡증권 주목… 모니터링 강화”
금융감독원은 투자자들이 단기적 시류에 휩쓸리지 말고 사업보고서 등의 전자공시와 회사의 가능성, 산업트렌드를 연구해서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정치 테마주는 풍문만으로 단기간 급등락할 뿐만 아니라 실적부진 기업의 주가가 과도하게 상승하는 등 자본시장의 건전성을 해할 우려가 있다”며 “당국은 지속적인 투자자들의 주의를 촉구하고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해 신속한 불공정거래 조사 등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에 따르면 특히 최근 카카오톡을 연동한 ‘카톡증권’ 등 SNS를 풍문 유포의 수단으로 이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SNS를 이용해 소문을 유포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작전세력이 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은 항간의 소문을 믿고 투자하지만, 그 때는 이미 손해를 보는 시점”이라며 고위험 정치 테마주에 대한 투자에 우려를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이번 6·4지방선거에는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지난 2012년 대선에 비해 낙폭이 큰 종목이 발견되지는 않고 있지만, 향후 주가 추이는 알 수 없다”며 “시장감시팀과 테마기획조사팀이 합동으로 특이사항이 있는 종목들을 분석하는 등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