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집단자위권 행사 추진을 의결한 것에 대해 미국은 환영 입장을 나타냈다. 우리나라 정부는 아직 별도의 입장 표명이 없었으나 야당은 “노골적인 군사대국화의 야욕을 드러낸 것”이라며 맹비난했다. 일본 내에서도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의 단체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사진=블룸버그통신
◆미국 "환영… 세계와 지역 평화에 크게 기여"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집단자위권과 관련한 일본의 새로운 정책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헤이글 장관은 “이번 결정은 일본이 세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하는데 중요한 걸음이 될 것”이라며 “미·일 동맹은 지역 내 미국의 전략에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일본 인근에 위치한 아시아 국가들의 전쟁 우려에 “미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전했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결정에 대해 박근혜 정부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국내 정치에서 무능하고, 대외 외교에서마저 제 목소리를 못 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맹비난했다.

한정애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같은날 오후 5시 정론관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대한 각의 결정은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일본 헌법 제9조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라며 “노골적인 군사대국화의 야욕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한 대변인은 “일본은 전범국이다. 전범국으로서 과거청산도 하지 않았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오히려 전범을 숭상하고, 피해 국가들에 대해서는 진심어린 반성조차 보여주지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전쟁 참여의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밝힌 일본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靑 별다른 입장 없어… 野 "군사대국 야욕 노골적"


새정치민주연합은 “우리 정부가 동북아 평화 유지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해야 한다”며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의 힘을 단기적으로 이용하려는 미국을 설득하는 한편, 동북아 국가들과도 집단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국제사회와의 연대 등 적극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일본 내에서도 각의 결정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대규모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전쟁을 허용하지 않는 1000명 위원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이날 오전부터 도쿄 나가타정 총리 관저 앞에 모여 집단자위권 반대 시위를 열었다.

오전 2000명 정도에 그쳤던 시위자 수는 오후 들어 1만여명으로 급증했다.

이들은 ‘전쟁 반대’, ‘각의 결정, 절대 반대’, ‘헌법 9조를 지키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각의 결정에 반발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이날 오후 총리관저에서 임시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의 각의 결정문을 의결했다.

집단 자위권은 동맹국 등 타국에 대한 공격을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반격할 수 있는 권리다. 전쟁 당사국이 아니라도 동맹을 빌미로 무력행사를 할 수 있다.

아베 내각은 지난 1981년 5월 “일본도 주권국으로서 집단 자위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행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힌 스즈키 젠코(鈴木善幸) 전 내각의 답변서 채택 이후 33년 동안 이어온 헌법해석을 공식적으로 변경했다.

이는 ‘국제 분쟁의 해결 수단으로서 무력 사용을 포기한다’는 헌법 9조에 입각해 ‘전수(專守) 방위(오직 방어를 위한 무력만 행사한다는 내용)’를 표방해온 안보 정책을 69년 만에 전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