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최근 여러 창업 관련 행사를 통해 초기 창업기업의 사업계획서를 많이 봤다. 이 중 제품에 대한 수요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고 제품 개발을 시작하는 사례를 여러 차례 접했다. 많은 창업자들은 '설마 실패할까'라고 생각한다. 안타깝지만 이 같은 사례가 적지 않다. 고객이 필요로 하는 상품이 아닌, 창업자가 만들 수 있는 것을 개발하기 때문이다.
창업은 창업자의 가설에 따라 물건을 만들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다. 어찌보면 사업은 창업자가 세운 가설을 검증해 나가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대상고객도, 고객이 겪는 불편함도 가설이다. 자신의 제품이 그 문제를 해결하고 그것을 통해 계획한대로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는 점도 가설이다.
업력이 많은 기업일수록 고객의 요구사항과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 시장수요 등을 현실에 근접하게 인식한다. 또한 이들 기업은 신제품이 실패하더라도 기존사업들이 있으므로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하지만 창업기업은 대부분 검증과정 없이 가설만 존재하고 첫 제품이 실패하면 타격도 크다. 그럼에도 자신의 제품이 우수하기 때문에 시장에 나오면 팔릴 것이라는 순진한 생각을 한다.
결론은 창업아이템은 자신이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만드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 기획 단계부터 검증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창업자가 생각하는 것처럼 고객이 정말 불편해 하는지, 자신의 제품이 그런 불편을 해결해 주는지 고객을 찾아가 먼저 확인부터 해야 한다.
고객에게 확인하는 과정은 설득하거나 이런 제품이 나오면 쓸 의향이 있는지 묻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실제 제품을 출시하고 고객을 일일이 설득하면서 판매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창업자가 생각하는 아이템 및 상황에 대해 고객이 현재 어떤 불편을 느끼는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대안을 이용하는지를 묻고 관찰하는 것이 핵심이다.
문제와 대안에 대한 가설이 검증되면 다음으로 고객에게 솔루션을 제시해야 한다. 기존의 아이템이나 상황보다 나은지, 돈을 지불하고 실제 사용할 의사가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최소한 20∼30명의 고객만 만나봐도 자신이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창업 전 고객인터뷰는 필수로 점검해야 하지만 너무 뻔한 이야기로 들리기 때문일까. 아직도 많은 창업자들이 놓치는 부분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