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입장에서는 짧게는 4~6개월, 길게는 1년까지 '올스톱' 상태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브랜드 국내 론칭 이후 최대 규모의 정비공장 건립을 목표로 했던 사업이었기에 아쉬움이 더욱 클 터.
아우디 정비공장은 과연 '강남 노른자' 내곡지구에 들어설 수 있을까.
◆내곡지구 주민들, 먼저 웃었다
지난해 10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마무리 단계에 있던 아우디 정비공장(가칭 '아우디센터 강남점')은 대지면적 3618㎡, 건축면적 2927㎡에 지하 4층, 지상 3층 규모로 아우디가 국내에서 운영 중인 정비공장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당초 완공 예정일은 오는 10월31일. 완공만 되면 내곡지구 및 강남을 대표하는 수입차센터로서 위용을 자랑할 것이라고 아우디 측은 기대했다.
하지만 해당 지역의 반응은 예상 외로 싸늘했다. 내곡지구 입주예정자들은 '아이들의 안전 문제'를 제일 큰 이유로 들며 아우디 정비공장 건립에 반대했다. 현재 공장 부지는 지구 중심 내 건립 예정인 유치원·초등학교 등과 불과 40여m 거리를 두고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 발생될 위험(발암) 물질을 아이들이 마시게 할 수 없다는 게 학부모 입주예정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아울러 건축용도 명칭에 따른 비판도 뒤따랐다. 아우디센터 강남의 설계명은 '내곡지구 주차장 및 정비공장 신축공사'. 주용도 역시 '주차전용건축물'로 명시돼 있다. 이로 인해 '꼼수 건립'이 아니냐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결국 내곡지구 주민들은 서초구청을 상대로 내곡동 보금자리주택지구(2종 주거지역) 주차장 용지 내 아우디코리아 정비공장 신축허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1일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 최주영)는 이에 대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건축허가의 기초가 된 서초구청의 지난 2012년 12월28일자 지구단위계획 변경 고시가 위법하다고 볼 순 없지만 신축 중인 해당 건물이 도시계획시설인 주차장으로 합당한 시설인지, 특히 부대시설(정비공장)의 종속성과 도시계획시설의 합목적성을 따져서 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고시의 취지와 다르게 주차장의 부대시설이 아니라 부대시설인 정비공장의 부설 주차장으로서 사용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내곡지구 입주자대표회의 측 대표는 "제2종주거지역에 편법으로 정비공장이 들어설 수 없다는 점을 명시한 좋은 선례로 작용할 것"이라며 반겼다. 위본모터스는 다음 선거 때까지 지켜보겠다며 자세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법원 명령 어기고 '무허가 공사' 물의
이번 판결로 아우디 정비공장 신축 공사는 2심 선고 때까지 전면 중단된다. 그 사이 아우디가 공사를 진행하면 무허가 공사가 되는 셈이다.
하지만 아우디는 내곡지구 내 신축 중인 정비공장에 대한 법원의 공사 중지 판결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무허가'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내곡지구 주민들의 제보에 따르면 법원 판결문이 나온 다음날인 2일에도 아우디 측은 여전히 공사를 진행했다. 해당 공사는 적어도 금요일인 4일까지는 계속 진행된 것으로 보여 진다.
제보 직후 아우디코리아의 딜러사인 위본모터스 관계자는 "공사를 진행한 것이 아니라 곧 다가올 장마철 피해 대비 차원에서 작업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현장 건설 관계자들의 설명은 이와 달랐다. 당시 진행 중이던 작업은 우비 대비 차원이 아닌 천정 단열재 작업이라는 것. 즉, 건물 건설을 마무리하는 단계의 공사를 끝까지 밀어붙이고 있었다는 해석이 나오게 되는 셈이다.
한주가 지난 8일 <머니위크>가 재차 해명을 요청하자 위본모터스 측은 앞선 공사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한 채 "현재는 공사가 전면 중단된 상태가 확실하다"고 못을 박았다.
뒤늦게 공사를 멈추긴 했지만 그 과정이 석연찮은 것이 사실이다. 장마철에 대비한 작업이라고 하면서도 구체적인 작업내용을 밝히지 않았고, 이후에 '공사를 중단했다'고 해명한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주민 제보에 따른 본지의 취재가 이어지자 '남몰래 공사'를 황급히 마무리 지으려 한 꼼수가 엿보인다.
논란은 공사가 중단된 이후에도 계속됐다. 건설자재를 주민들이 지나다니는 인도에 무책임하게 쌓아놓은 것. 공사장 방향에서 걸어오는 주민들은 차도로 나오거나 반대편으로 건너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다. 애초에 주민들의 눈엣가시인 곳이다 보니 작은 불편도 더 크게 다가오는 면도 없지 않겠지만, 아우디 측의 확실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된다.
◆보이지 않는 해법, 실추하는 아우디 명예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문제를 두고, 시가 내놓는 대안은 바로 대체 부지를 찾는 것이다. 실제로 시는 앞서 지난 3월 서초구청에 내곡지구 아우디 정비공장 부지를 대체할 수 있는 면적 3500㎡ 이상 시유지 현황을 모두 제출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당시 서울시는 "시와 내곡지구 주민, 아우디 관계자로 구성된 '내곡지구 아우디 갈등조정협의체' 논의 과정에서 나온 대안의 하나로 대체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며 "주민 요청이 워낙 강해 대체 가능한 부지가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각종 비용 문제로 인해 이전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체 부지로 공장을 옮기려면 현재 공장을 공매 등 방법으로 매각해야 하지만, 이 '애물단지 공장'을 누가 데려갈지 미지수다.
위본모터스 입장에서도 이 모든 추가 비용을 스스로 부담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8일 항소장을 접수한 위본모터스 측은 일단 시간을 벌면서 다음을 계획해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당초 11월부터는 센터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가면서 발생하는 손해금액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위본모터스는 센터 완공 이후 하루 90여대를 받을 것으로 예측했고, 이는 한달 매출액으로 환산할 시 수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위본모터스 측은 아우디 차량 정비 수요가 늘면서 현재 내곡지구 뿐만 아니라 위례신도시에도 주차장 터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이번 판결에서 불리한 선례를 남긴 이상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잡음이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아울러 위본모터스의 이러한 행보는 아우디의 이미지 추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내곡지구 아우디 정비공장 건축허가를 둘러싼 향후 항소심의 판결 결과에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이 쏠린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