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정말 노후생활비가 그렇게 필요한 걸까', '그렇다면 얼마나 저축을 해야 하나', '이렇게 준비할 수 있는 사람이 도대체 몇명이나 될까' 등 계속되는 물음 속에 해답을 찾기란 쉽지 않다.
올 초 국민연금연구원은 50대 이상 중·고령자의 경제생활 및 노후준비 실태를 조사한 결과 노후에 표준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적정생활비는 개인기준 월 110만원, 부부기준 월 184만원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 7월2일 모 은퇴연구소가 발표한 은퇴생활비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50대와 60대 부부에게 필요한 적정은퇴생활비는 월 각각 300만원, 260만원이다. 물론 적정생활비의 정의와 조사방법에 따라 필요금액이 다를 수 있지만 이와 같은 필요금액의 차이가 오히려 은퇴예정자와 금융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3만달러를 넘어 4만달러 시대를 대비하는 은퇴설계의 핵심은 '나'다운 은퇴계획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지금부터 나다운 은퇴설계를 시작해보자.
◆ 나다운 설계 하나 - 평생 절세통장, 연금저축계좌로 시작하자
"많이 벌지 못하면 세금이라도 적게 내야죠." 저금리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이제 두자릿수 금리는 박물관에 가야 찾아볼 수 있다. 돈을 모아도 모이지 않는다면 세금을 줄여야 한다. 재테크가 아닌 세테크가 뜨는 이유다.
은퇴설계 시 대표적 절세상품은 연금저축이다. 지난 2001년 국내에 도입된 후 근로자와 자영업자로부터 인기를 끌었던 연금저축은 지난해 정부가 소득세법을 개정, '연금계좌' 개념을 도입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연금계좌'는 특정금융상품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세액공제혜택을 받고 나중에 연금소득세를 납부하는 연금을 하나로 묶은 것이다.
올해부터 연금저축에 주어졌던 세제혜택이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뀜에 따라 소득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동일한 금액을 저축하면 같은 돈을 돌려받는다. 세액공제는 저축금액의 일정비율(13.2%)을 납부할 세금에서 공제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연간 400만원(매월 34만)을 저축한다면 연말정산 때 52만8000원(400만원×13.2%)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연금저축이 매력적인 이유다. 또한 연금저축은 연금수령시기에 따라 최저 3.3~5.5%로 낮은 세율을 적용한다. 최근 특수직역연금 가입자(공무원·군인·사학연금)가 사적연금을 가입할 경우 분리과세 한도를 확대(연간 1200만원 한도)해 공무원·교직원의 연금저축 가입문턱을 낮췄다.
◆ 나다운 설계 둘 - 내 몸에 맞는 연금저축계좌 선택하기
연금계좌는 연금저축계좌와 퇴직연금계좌로 구분할 수 있다. 연금저축계좌는 취급하는 금융기관에 따라 다시 연금저축 신탁계좌, 연금저축 펀드계좌, 연금저축 보험계좌로 나뉜다.
연금저축상품을 가입할 때는 투자성향과 각 금융기관에서 취급하는 상품에 대해 꼼꼼히 살펴야 한다. 은행·증권사에서 판매하는 연금저축펀드는 주식투자비중을 선택할 수 있다. 주식투자비중이 높은 주식형펀드로 가입 시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으나 높은 변동성(위험)으로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다.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연금저축보험은 납입한 보험료에서 사업비를 차감한 금액에 공시이율을 적용해 적립한다. 따라서 계약 초기에는 마이너스수익률이 발생해 계약해지 시 환급금이 납입금보다 적을 수 있다. 본인이 가입한 연금저축상품의 수익률이 낮은 경우에는 중도해지보다는 계좌이체제도를 통해 다른 연금저축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 좋다.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은 가입자가 연금수령을 종신(손해보험의 경우 최대 25년)으로 선택이 가능해 100세 시대에 장수리스크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상품으로 주목받는다. 금융감독원의 '연금저축 통합공시' 사이트를 활용하면 내 몸에 맞는 연금저축계좌를 찾을 수 있다.
◆ 나다운 설계 셋 - 연금저축계좌 내 마음대로 이동·인출하기
금융감독원 연금저축 통합공시 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연금저축계좌를 확인한 결과 가입한 금융기관의 연금저축상품의 수익률과 서비스가 불만족스럽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본인이 가입한 연금저축상품의 수익률이 낮을 경우 중도해지보다는 계좌이체제도를 통해 다른 연금저축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하다.
계좌이체제도는 계약자가 원하면 연금저축상품을 통째로 다른 금융회사로 옮길 수 있다. 계좌이체제도는 중도해지가 아니기 때문에 중도해지에 따른 불이익이 없고 계속해서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여러개로 나뉜 연금저축상품을 하나로 통합할 수도 있다.
계좌이체를 할 경우 수수료가 차감된 금액이 이체되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먼저 옮기고 싶은 금융사의 계좌를 개설한 후 기존에 가입한 금융사에 계좌이체를 신청하면 된다.
새로 도입된 연금저축계좌는 과거의 연금저축과 달리 '부분인출'이 가능하다. 또한 인출순서에 따라 세금이 달라진다. 예컨대 올해 연금저축계좌에 400만원을 납입해서 세액공제를 받았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급한 일이 생겨서 200만원을 찾아야 한다면 실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얼마일까. 167만원이다. 왜냐하면 '200만원×16.5%(연금외수령분)'인 기타소득세(33만원)을 제외한 금액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연간 400만원을 초과할 경우에는 어떨까. 만약 연간 600만원을 적립한 후 부득이 200만원을 인출해야 한다면 200만원 전액을 받을 수 있다. 이번에 변경된 연금저축계좌제도는 소득원천에 따라 인출순서를 정했기 때문이다. 연금저축계좌에서 부분 인출할 경우 인출순서는 '세액공제를 받지 못한 금액'→'이연퇴직소득'→'세액공제 받은 금액'→'운용수익' 순이다.
연금저축계좌는 배우자가 사망할 경우 다른 배우자가 계약을 승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령화 시대에 은퇴설계부터 상속설계까지 가능한 매우 유연한 상품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