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버스 입석금지 제도가 시행된 지 이틀째인 오늘(17일), 정류소마다 버스를 기다리며 길게 늘어선 줄이 마치 놀이공원 대기 줄을 연상시키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지난 5월 국토교통부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함에 따라 16일부터 광역버스 입석금지가 시행됐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고속도로나 자동차전용도로를 오가는 차량의 승객은 모두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착용해야 한다.
광역버스 입석금지 시행 첫날 시민들은 30도를 넘어서는 무더위 속에서 눈앞에서 스쳐지나가는 광역버스를 바라보며 진땀을 흘려야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해당 지자체는 “시민 불편 최소화에 중점을 둔 채 조속히 대비책을 강구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둘째 날인 오늘 광역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전날 드러난 불편을 또 다시 체감해야 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전 출근시간 모니터링 결과, 전날 대비 전반적으로 혼잡도가 완화되고 이용자 대기시간도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민들의 사전 준비, 지자체의 증차, 운송사업자의 배차시간 조정, 현장 안내 등도 정거장 질서유지에 도움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광역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입장은 전혀 달랐다. 어제보다 조금 더 이른 시각 출근길에 나선 승객들은 정류장에 길게 늘어선 줄을 초조하게 바라보며 “어제의 혼란이 고스란히 되풀이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성남시 분당구 이매촌한신아파트 입구 정류장에서 서울역 방면으로 출근한 회사원 정모씨는 “운행하는 광역버스 11대를 보내고서 겨우 탑승했다”며 “출근길 혼선이 불 보듯 뻔히 보이는 상황에 이같은 탁상행정을 무리하게 추진한 정부의 속내를 모르겠다”고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었다.
대중교통 커뮤니티 SBM 트위터에는 광역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정류소의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글을 게재한 트위터리안(@Bunzida)은 "오늘 아침 수원 영통역 인근의 정류소 모습이라고 합니다. 엄청난 대기 줄이네요"라는 글을 덧붙여 출근대란이 일어난 정류소의 모습을 짐작케 했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일부 광역버스 구간에서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입석을 허용하기도 했으며 일부 승객은 전날의 불편함을 피하기 위해 아예 버스 대신 지하철을 타고 출근길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출근길 혼선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토교통부가 수도권 광역급행버스(M버스) 요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이용자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이날 버스업체의 운송원가와 수입을 검증해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자체안을 마련해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 요금 인상 여부와 인상폭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