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김교식 전 여성가족부 차관이 차기 손보협회장으로 유력하다는 기사가 나왔다. 김 전 차관은 재정부 관료 출신이다. 지난 2011년까지 여성가족부 차관을 지냈다. 이를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한 그는 지난 대선 때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다.
김 전 차관이 차기 손해보험협회장으로 유력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관피아 논란이 제기됐다. 현재 정권과 친밀한 재경부 관료 출신이 온다는 이유에서였다. 그가 손해보험과는 무관한 길을 걸어왔다는 점도 논란거리였다. 김 전 차관은 결국 손보협회장이 되지 못했다.
김 전 차관 이후 6개월여 가량 미뤄진 손보협회장 선임 작업은 지난 7월15일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가 구성되면서 다시 시작됐다. 8월 중으로 차기 손보협회장이 선출될 예정이다. 회추위는 논란이 된 관피아를 의식해서인지 민간 출신 인사들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수창 전 삼성생명 사장, 지대섭 전 삼성화재 사장, 서태창 전 현대해상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일부 인사들은 금융당국의 눈도장을 찍기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논란거리는 있다. 바로 '친정 챙기기'다. 회추위 이사 회사의 한 관계자는 "민간 출신이라 하더라도 경쟁사 CEO 출신에게 선뜻 표를 줄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민간 출신 인사가 우선순위로 떠오르면서 '관피아 논란'에서는 벗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친정 챙기기에서는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친정 챙기기에서 자유로우려면 면접자리에서 본인이 생각하는 업계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높아지고 저금리·저성장 기조 등으로 우울한 현재를 걷고 있는 손보업계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청사진을 보여줘야 한다. 친정이 아닌 업계를 챙기겠다는 강력한 의지도 보여줘야 한다.
손보협회장은 국내 18개 손보사를 대표하고 대변하는 자리다. 업계를 위해서는 때론 총대를 멜 줄도 알아야 한다. 정부와 감독당국을 향해 싫은 소리도 해야 한다. 금융당국에는 밉보이더라도 업계를 위한 큰형님 노릇을 해야 한다.
취재현장에서 만난 손보업계 관계자에게 누가 협회장이 됐으면 좋겠는지 물었다. 그는 "솔직히 경쟁사 사장 출신이 와도 업계를 잘 대변한다면 상관없다. 하지만 손보협회장을 이익단체 수장이자 중요한 경력사항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정말 싫다. 손보협회장은 손보업계를 위해 봉사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손보협회장 투표권을 쥔 이사 회사 대표와 차기 회장이 새겨 들어야 할 말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