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전 국민에게 필요한 것, 세상 누구에게나 필요한 상품을 만든다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하지만 필요한 제품을 만들었다고 해서 고객에게 반드시 선택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 창업자가 구두를 신어도 통풍이 잘 되는 신개념 양말을 개발했다. 통풍이 잘 된다고 해서 제품명이 '통발'이다. 통풍만 잘 되는 게 아니라 땀이 나도 발가락을 뽀송뽀송하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이 정도면 성능이 뛰어나고 차별화된 제품이라고 자부할 만하다. 가격 또한 한 켤레당 2000원으로 저렴하다.
이 제품을 만든 창업자는 우리나라 국민 모두에게 필요한 아주 좋은 제품이라고 생각했다. 가격도 적당해 제품이 출시만 되면 날개 돋힌 듯 팔릴 것이라고 판단했다. 과연 그럴까.
한 켤레에 1000원짜리 양말을 더 선호하는 사람도 있고, 명품 브랜드 양말만 신는 사람도 있다. 또 어떤 사람은 다양한 컬러의 패션양말을 선호한다. 심지어 양말을 안 신는 사람도 있고 '통발'이라는 제품명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때문에 모든 사람이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창업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먼저 이 제품을 좋아할 만한 대상을 찾아야 한다. 창업자가 '통발'이란 제품을 만들게 된 계기는 본인이 무좀환자였기 때문이다. 구두를 신으면 증상이 더욱 심해졌는데 주변의 무좀을 앓는 이들 대부분이 같은 고민을 갖고 있었던 것. 창업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발'을 개발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 양말을 꼭 필요로 하는 고객군을 '무좀으로 고민하는 사람'으로 잡으면 어떨까. 이 양말을 신으면 구두를 신어도 무좀이 퍼지지 않는다는 콘셉트로 이들에게 어필하는 것이다.
이후에는 합리적인 가격을 정하고 판매채널을 확보하면 된다. 무좀 커뮤니티에 공동구매를 제안하거나 피부과 앞에서 현장판매를 하는 식이다. 무좀환자들이 신어보고 효과를 본다면 이들은 곧 이 제품의 팬이 될 것이다.
무좀 특효 양말이라고 소문이 퍼지면 무좀이 없는 사람이나 발에 땀이 많은 사람도 관심을 가질 것이다. 판매량이 늘면 등산양말이나 골프양말로 확대할 수도 있다. 등산이나 골프 모두 발에 땀이 많이 나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판매 초반에는 타깃 고객을 좁힌 후 점차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기간 동안 브랜드인지도도 차곡차곡 쌓을 수 있다. 특히 창업자의 자원이 한정적이라면 당장 만족시킬 수 있는 고객군부터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략은 '경쟁우위를 갖기 위해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을지를 정하는 것'이다. 고객군을 세분화하고 타깃 고객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