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급전을 필요로 하는 서민을 대상으로 불법채권추심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무사실을 제3자에게 고지하거나 사전예고 없이 집을 방문하는 행위 등의 불공정 채권추심이 늘고 있는 것.
특히 채권추심 업무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신용정보회사뿐 아니라 저축은행, 캐피털사, 대부업체 등의 불공정 채권 추심 신고도 적지 않았다. 또 전체 채권추심사 중 33%는 신한, 우리, 국민 등 주요 금융사의 계열사 혹은 자회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8일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불법 채권 추심 민원은 240건으로 1년 전보다 32.5%가 늘었다. 올 상반기에도 불법 추심과 고금리와 관련된 피해 신고는 각각 130건, 125건이 접수됐다.
특히 추심과 관련해 민원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채권추심회사들 가운데 대형 금융그룹에서 계열사 혹은 자회사로 운영 중인 곳이 전체의 30%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의 23개 채권추심회사 가운데 30% 정도가 대형 금융지주 산하에서 운영 중이다.
신한금융지주 아래에는 신한신용정보가 속해 있고, KB금융지주에는 KB신용정보, 우리은행은 우리신용정보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밖에 기업은행은 IBK신용정보, 씨티은행은 씨티크레딧신용정보를 통해 채권추심 업무를 진행 중에 있다.
지방금융사들도 산하에 자사 채권추심회사를 두고 운영 중에 있다. 부산은행이 속한 BS금융그룹은 BS신용정보 회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대구은행을 계열사로 둔 DGB금융그룹은 대구신용정보를 통해 채권 추심 업무를 진행 중에 있다.
이들은 주로 자사의 금융업무와 관련해 장기 연체자 혹은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추심을 진행한다. 금융사 채권추심의 경우 카드, 저축은행 등에서 많은 업무가 발생한다.
금융당국은 추심과 관련된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채권추심업무가이드라인’을 최근 내놓았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채무 대납 의사를 밝히거나 채무존재 유무를 알고 있는 채무자 외 제3자에게 채무내용을 알리는 행위가 금지된다. 또한 ▲전화나 문자메세지를 통해 수십차례 독촉하거나 채권추심을 강행하는 경우 ▲사전 약속 없이 막무가내로 채무자의 자택이나 직장, 보증인의 집을 방문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가 어느 정도의 효과를 발생시킬지 여부는 미지수다. 이같은 제도가 불법추심을 방지하기에는 기준이 모호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송태경 민생연대 사무처장은 “공정채권추심법 제9조를 살펴보면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적으로 채무자를 방문·연락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는데 ‘반복’의 기준이 모호해 법적으로 불법추심을 근절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