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코스피 증권업종지수는 1937.01을 기록했다. 연초(1월2일, 1509.39) 대비 28.33% 상승한 것. 이 같은 호조로 코덱스(KODEX)증권 ETF 역시 이 기간 동안 22.16%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967.19에서 2041.47로 3.78%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증권업종지수는 코스피 대비 24.55%, 18.38%의 초과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 실적호전·지수상승·규제개혁 맞물려
올 들어 증권주가 강세를 나타내는 이유에 대해 정길원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거시적으로는 확장적 금융·재정정책에 대한 기대감, 수익성 악화에 대한 대응(구조조정), 이익 저점 탈출 기대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완연하게 실적이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4분기 적자에서 탈출했던 1분기 실적이 2분기까지 유지되면서 시장의 예상치을 웃돌고 있다는 게 정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국내 증권업계는 지난 1분기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2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가 넘는 순이익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61개 증권사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277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92억원)보다 132.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 등으로 채권 관련 자기매매이익이 늘어난 데 따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채권 매매이익이 증권업계 실적호전에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나 그 근저에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구조조정의 열풍이 자리하고 있다. 증권사 직원 수와 국내 지점 수를 살펴보면 지난해 6월 말 각각 4만1687명, 1565개였던 것이 올 3월 말에는 3만9146명, 1380개로 줄었고 6월 말에는 3만7723명, 1343개로 감소했다. 인원과 지점이 줄어든 만큼 증권업계의 고정비가 감소했고 이는 손익분기점(BEP)이 낮아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덕분에 가벼워진 증권주가 비상한 것으로 풀이된다.
◇ 더 오를 수 있나… 3분기까지는 '쭉'
특정 종목 혹은 지수가 많이 오르면 항상 뒤따르는 질문이 있다. “너무 많이 오르지 않았냐”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최소한 3분기까지는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조정이 일단락되며 판관비 감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ELS(주가연계파생결합증권)나 DLS(기타파생결합증권) 등의 파생결합증권이 꾸준히 발행되며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어서다.
더불어 지속적으로 발표된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증권사의 실적에 플러스 요소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올해만 해도 ▲NCR(영업용순자본비율) 규제완화 ▲금융규제 개혁방안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 ▲가격제한폭 확대 등 증권시장, 나아가 증권업계에 도움이 되는 정부의 정책이 쏟아졌다.
이태경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가장 중요한 시사점은 증권업에 대해 우호적 정책이 일관성 있게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끊임없이 내리막이었던 브로커리지(수수료) 업황이 바닥 신호를 보이고 있다"며 현재의 증권주 호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음을 암시했다.
특히 지난 12일 정부가 발표한 가격제한폭 확대가 장기적으로 증권업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주식시장의 가격제한폭을 16년 만에 15%에서 30%로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거래소와 증권사의 시스템 개편 등을 고려해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증권사는 총 61개다. 이 가운데 코스피시장에 25개 증권사(한국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 포함)가 상장된 상태다.
이들의 수익률은 화려하다.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교보증권의 경우 연초 이후 지난 12일까지 153.68% 상승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79.42% 급등했다. 이트레이드증권(0.50%)과 키움증권(-2.94%), 골든브릿지증권(-5.42%) 등을 제외한 전 증권주가 두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렇듯 많이 오른 증권주가 아직도 투자 메리트가 있을까.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우증권을 추천했다. 증권업종 내에서 가장 큰 자기자본 규모를 가지고 있는 데다 홍콩법인의 자본금 3억달러 확충 이후 기존 트레이딩 외 PI(자기자본), 헤지펀드 설립을 통한 자본효율성 제고 노력이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어서 주가가 차별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혜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의 지속적인 규제완화 정책이 증권주에 긍정적”이라며 “최근 발표된 가격제한폭 확대 결정으로 키움증권과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가격상한제 확대 등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이 일관성 있게 추진됨에 따라 조직개편 및 신성장 동력 확보를 추진 중인 우리투자증권과 대우증권 등이 유망해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최근과 같은 증권주 강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운 만큼 앞으로 증권주 투자를 고려한다면 차별화된 중소형주를 발굴해내는 것이 관건이라는 조언도 나왔다.
장효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증권업의 문제는 규제보다는 과도한 경쟁에서 기인하는 만큼 단순한 비용절감이 아닌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며 “업황의 회복과 정부규제완화에 따른 수혜는 시장의 기대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증권업종 전체를 보지 말고 차별화된 중소형주 발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증권업 내 유일한 종합금융사(종금)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IB부문의 실적 증가세도 괄목할 만한 메리츠종금증권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어 “적극적인 PI투자를 통해 최근 안정적인 수익성을 증명한 회사로는 미래에셋증권이 있다”며 “이밖에도 청산가치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중소형 종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같은 종목으로 교보증권, NH농협증권, 한화투자증권, HMC투자증권, 동부증권 등을 꼽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