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보통주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결산법인 상장사 1786개 기업 중 절반인 877개사가 배당을 실시했으며 이중 '2% 이상' 시가배당률을 기록한 기업은 286개사로 전체의 16%에 불과했다. 시가배당률이란 배당금이 배당기준일 주가의 몇%인가를 말한다. 2%를 넘는 기업이 16% 뿐이라는 것은 대다수의 배당주가 은행 금리에 비하면 위험을 감수할 만큼의 메리트가 없음을 말한다.
이렇게 낮은 시가배당률로 인해 비주류로 여겨졌던 배당 투자가 최근 들어 핵심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배당 확대 정책으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여기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하며 지난 2011년 11월 이후 46개월 만에 최저수준(2.25%)으로 내린 것 또한 배당 열기에 불을 지폈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배당주펀드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으로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2.92%, 배당주펀드의 수익률은 13.36%다.
◆ 줄 잇는 배당펀드… “좋은 투자기회 될 듯”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으로 국내에서 가입 가능한 배당주펀드는 총 41개다.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배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증권업계는 새로운 배당주펀드를 앞다퉈 출시하거나 판매처를 다양화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1일 '한국투자배당리더펀드'를 출시하고 KB국민은행 전 지점에서 판매한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따르면 한국배당리더펀드는 대형·중형 등 크기에 구애받지 않고 배당 매력이 높은 종목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주식형펀드다.
KB자산운용도 지난 2일 KB리서치고배당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KB자산운용의 리서치팀이 선정한 고배당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다. 운용을 맡은 박찬우 팀장은 “국내기업들의 배당성향은 10년 전에 비해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라며 “국내기업들의 높아진 사내 유보금과 저금리에 따른 배당투자 매력 등을 감안할 때 좋은 투자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기존에 배당펀드를 운용하던 회사들도 배당주펀드의 라인업을 강화하거나 판매처를 늘리고 있다. 베어링자산운용은 대표 펀드 중 하나인 ‘베어링고배당주식형펀드’에 대해 지난 7월부터 외환은행과 신한은행에서 판매하고 있다. 베어링고배당주식형펀드’는 지난 2002년 4월2일 출시된 국내 최장수 배당주펀드다.
◆SK텔레콤, KT&G… 고배당주 주목
투자자들은 흔히 과거 수익률이 좋은 배당주펀드를 선호한다.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지난 2일 기준으로 총 6조3959억원이 빠져나갔다. 반면 배당주펀드는 주식형펀드 가운데서도 유일하게 1조2636억원이 순유입됐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의 경우 올해에만 7789억원이 넘는 자금이 들어왔고 ‘베어링고배당펀드’(1826억원), 신영프라임배당(1143억원) 등을 투자자들은 주로 선택했다. 오랜 기간 좋은 수익률을 낸 소수의 펀드들을 중심으로 자금이 집중되고 있는 것.
그렇다면 과거에 수익률이 좋았던 펀드에 들어가는 게 좋은 선택일까. 전문가들은 배당펀드를 고를 때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일 것을 권한다.
임주혁 한화투자증권 르네상스지점 PB팀장은 “배당주펀드에 투자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무늬만 배당펀드인 상품인지, 아니면 진정한 배당펀드인지를 봐야 한다”면서 “귀찮다는 생각이 들어도 펀드의 신탁자산명세서를 살펴보고 실제로 배당성향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는지를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전통적인 고배당주로는 SK텔레콤, KT&G, 기업은행, 강원랜드, 한라비스테온공조, 한전KPS 등이 꼽힌다. 이러한 전통적 배당주에 제대로 투자하고 있는지를 꼼꼼이 살피라는 것이 좋다.
이승호 하나대투증권 청담금융센터 VIP PB부장은 “정책 방향을 감안하면 향후 배당펀드가 매력 있는 것은 맞으나, 배당펀드에 자금이 몰리며 배당주들의 주가가 상승하면 시가배당률이 낮아진다. 이에 따라 배당펀드에 대한 메리트(배당률)이 낮아져 기대만큼 좋은 수익률을 올리기 어려울 수 있다”며 “지금은 어떤 배당펀드인지를 고르기보다는 투자의 방법, 즉 적립식으로 투자할 것인지 거치식으로 투자할 것인지를 놓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배당펀드에 투자하고 싶다며 거치식보다는 적립식으로 꾸준히 자금을 넣어 예상되는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