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욕주 가든시티에 있는 데이비드 S. 맥 훈련정보센터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뉴스1


미국이 한국을 비롯한 주요 협력국에 중국 주도의 인공지능(AI) 협력체에 참여할 경우 미국 중심의 AI 진영에서 배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중 AI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협력국에 사실상 '양자택일'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4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미 국무부가 지난 6월 미국의 'AI 기회 성명'(AI Opportunity Statement)에 서명한 35개국을 대상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을 서한을 보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대상국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등 미국 주도의 '팍스 실리카'(Pax Silica) 참여국과 AI 분야에서 미국과의 협력 의사를 밝힌 국가들이 포함됐다.



팍스 실리카는 지난해 12월 미 국무부 주도로 출범한 AI 공급망 협의체다. AI 모델뿐만 아니라 반도체와 핵심광물 등 AI 산업에 필요한 공급망을 미국과 우방국 중심으로 구축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참여국 간 공동 투자와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수출 통제를 조율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중국은 이에 맞서 지난달 러시아 등과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AICO)를 출범했다. 자국의 개방형 AI 모델을 앞세워 미국 중심 AI 생태계에 맞서는 독자적인 협력 체제를 구축하려는 구상이다.

이번 미국의 조치는 중국의 이 같은 행보에 대응하려는 성격으로 보인다. 미국은 자국 주도의 AI 협력체에 참여하면서 중국이 주도하는 경쟁 체제에 가입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두 협력체에 모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국가는 카자흐스탄이다. 로이터는 핵심광물 생산국인 카자흐스탄이 미국의 팍스 실리카에 이어 중국의 WAICO에도 합류하면서 미국이 이를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국무부가 마련한 서한 초안에는 팍스 실리카 참여가 단순한 회원 가입이 아닌 일종의 약속으로 미국의 기대와 충돌하는 다른 AI 협력체에 동시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 담겼다. 중국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 주도의 AI 협력체와는 양립할 수 없다는 점을 못 박은 것이다.

미 정부 당국자는 로이터에 "서한 작성 목적은 두 가지를 동시에 가질 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서한은 아직 발송 전으로 내용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으며 구체적인 발송 시점 역시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