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청소년 시절 사업을 통해 진정한 리더십을 배우고 다양한 사람들과 유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점을 긍정 평가했다. 특이한 점은 사업의 주목적이 ‘돈’보다는 ‘경험’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개선 과제로는 청소년 눈높이에 맞춘 창업 교육의 부재, 청소년 사업가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 등을 꼽았다.
▶토론 참여자 : 김남경 (전국청소년창업협회 회장·20), 윤상호(Artress CEO·18), 이영민(Splash CEO·18), 이동우(Innerve CEO·17), 이승현(위니브 CEO·17)
- 청소년 시기에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김남경 회장(이하 김남경): 어릴 적 부모님이 창업을 하셨는데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며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됐다. 당시 부모님에게 사업에 필요한 자질과 인간관계를 풀어나가는 방법 등을 배웠고 크면서 내가 부모님 못지않게 창업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영민 대표(이하 이영민): 가장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먼저 창업을 시작해 도전하게 됐다. 어릴 적부터 창업에 관심은 있었지만 항상 막연한 두려움이 앞섰다. 하지만 그 친구가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큰 만족감을 느끼는 모습을 지켜보며 그런 성취감을 꼭 한번 느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이동우 대표(이하 이동우): 현재 스마트폰 앱(App)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해당 분야에 늘 관심을 갖고 있었고 무엇보다 이 일을 하면 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때문에 주위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과감하게 창업에 도전할 수 있었다.
- 창업 초기 어려움이 적지않았을 듯한데.
▶이승현 대표(이하 이승현): 부모님의 반대를 꺾는 게 가장 힘들었다. 아무래도 창업을 하는 것이 다른 학생들과는 다른 길을 걷는 것이기 때문에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불안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많았다. 그 시간에 공부에 더욱 집중해 대학에 가길 원했고 사업 구상 단계에서 잦은 마찰이 있었다.
▶윤상호 대표(이하 윤상호): 창업을 준비할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은 관련 정보의 부재가 아닐까 싶다. 청소년이기 때문에 성인에 비해 정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 부분을 어떻게 현명하게 메워나가느냐가 관건인데 이번 정부에 들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이동우 : 일부 지자체의 경우 청소년 사업자 등록을 잘 안 내준다. 사업자 등록을 거절하는데 명확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 막연히 잘 모를 것이라는 선입관을 가지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사업장이 집이라는 이유로 등록을 거절당했다. 같은 조건으로 다른 지역 친구에게 부탁해 사업자 등록을 신청하니 그 지역에서는 바로 등록 허가가 났다.
▶이승현 : 초기자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어떤 사업이건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관련 기기 등의 시설 확보가 필요하다. 이를 마련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자금이 필요한데 이 부분을 지원해주는 가정은 현실적으로 많지 않다. 때문에 청소년이 창업을 하는 경우 별도의 시설이 필요하지 않은 IT와 관련된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 청소년 사업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
▶김남경 : 청소년 사업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리더십 향상을 꼽을 수 있다. 자신의 기업을 운영하며 직원들과 소통하다보면 크고 작은 선택을 해야 할 일이 많아진다. 또 나 하나의 문제가 아닌 구성원 전체를 아우르며 이끌고 나가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좀 더 성숙한 관점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이승현 : 사업을 진행하다보면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기회가 생긴다. 만약 평범한 학생의 길을 걸었다면 접하기 힘들었을 사람들과 교류를 맺게 된다. 그러다 보면 스스로 그릇이 커지는 게 느껴진다. 이런 게 바로 책상을 벗어난 교육이 아닐까 싶다.
▶이영민 : 어른들이 하는 사업의 경우 주목적은 돈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청소년 사업의 초점은 돈이 아닌 열정에 맞춰져 있다. 이 부분이 일반적인 사업과 청소년 사업의 가장 큰 차이점이자 장점이다. 사실 청소년 시절 사업을 통해 벌 수 있는 돈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애초에 시작부터 소액의 자본금을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언뜻 보기에 수익의 규모가 작다는 점은 단점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사업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인 부분이다. 대신 성인이 돼서 본격적인 사업을 진행할 때 자산으로 돌아올 경험을 얻는다.
▶윤상호 : 다른 친구들의 의견처럼 여러 가지 장점이 있겠지만 청소년 사업의 가장 큰 매력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느끼는 만족감과 성취감이 아닐까 싶다. 사업과 학교생활을 병행하며 친구들을 만나다보면 자신이 정말 원하는 일이 아닌 점수에 맞춰 진로를 정하는 경우를 흔히 본다. 우리의 경우 적어도 인생의 방향에 대해서는 뚜렷한 신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을 하는 과정에서도 즐거움을 느낀다. 사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모든 순간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 청소년 사업가에게 대학은 어떤 의미인가.
▶이동우 : 사실 학창시절 사업을 진행하는 경우 필요에 의해 대학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고등학생들에게 대학이 전부인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내가 하는 사업에 있어서 대학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을 배우기 위해 대입의 과정을 밟는 것이고 반드시 대학에 가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승현 : 지금 현재 재학 중인 고등학교가 한국디지털미디어고등학교인데 IT 특성화 고등학교답게 대학을 인생의 최우선 목표로 두는 학생을 찾아보기 힘들다. IT란 분야는 대학을 안가더라도 쉽게 접할 수 있고 우수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지금 현재로서는 굳이 대학에 가야 할 필요성을 찾지 못했다.
▶윤상호 : 내 경우는 좀 다르다. 예전에 창업 관련 아카데미 수업을 들으며 원장님과 식사를 같이 한 적이 있다. 그때 원장님께서 내게 “고등학교 졸업 직후 실리콘 밸리를 가는 것과 대학교에 진학해 견문을 넓이고 실리콘 밸리에 진출하는 것은 확연한 차이가 있다”는 말을 해주셨다. 옛말에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는데 그런 의미에서 대학을 가서 지식을 넓히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 청소년 사업에서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이영민 : 청소년 사업가들이 가장 안타깝다고 느끼는 부분은 사회적 인식이다. 가까운 가족에서부터 먼 친척들까지 고등학생이 공부가 아닌 사업을 한다고 하면 일단 색안경부터 끼고 바라본다. 거래처의 경우에도 고등학생이란 사실을 알게 되면 계약서를 위조하는 등의 부당한 행위를 서슴없이 저지른다. 고등학생이라고 해도 관련 분야에 대한 능력이 떨어진다면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겠지만 만약 그게 아니라면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
▶이승현 : 청소년 창업과 관련해 눈높이에 맞는 교육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청소년이 창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독학에 의지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시중에 창업과 관련된 여러 강좌가 개설돼 있긴 하지만 고등학생이 이해하기에는 난이도 면에서 무리가 있다. 창업이라는 과정이 열정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고등학생의 눈높이에 맞춘 강좌 개설이 시급하다.
▶김남경 : 지방에 거주하는 청소년들과 서울에서 살고 있는 청소년들이 모였을 때 가장 아쉬운 부분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점이다. 현재 전국에서 창업을 진행 중인 학생들이 5000~6000명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들은 사회적 유대 관계를 맺을 곳이 없어 모두 각자의 공간에서만 활동한다. 이들이 서로 정보 공유도 하고 커뮤니케이션을 이어갈 만한 공간이 필요하다.
- 끝으로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영민 :창업을 학업의 도피처로 이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간혹 대입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어 창업을 준비하는 경우를 본다. 분명한 것은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창업에 도전하면 학업과 창업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다는 것이다. 정말 이 일이 아니면 안되겠다는 확신이 섰을 때 창업에 도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승현 : 돈을 사업의 목적으로 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청소년 시절 사업을 통해 큰돈을 버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신 인생에 대한 확실한 방향과 훗날 중요한 토대로 사용될 경험을 얻게 된다. 만일 당장에 큰돈이 벌고 싶어 청소년 시기에 창업에 도전하는 거라면 마음을 다시 먹는 편이 현명하다.
▶윤상호 : 일단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저질러놓고 시작하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정말 창업이 간절한 청소년도 학창 시절 학업이 아닌 다른 일을 한다는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창업의 꿈을 접는 경우가 있다. 물론 창업을 진행하는 과정에는 부모님을 설득하는 문제부터 시작해서 현실적인 부분까지 다양한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 하지만 마음만 독하게 먹는다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눈앞에 닥친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창업의 꿈을 접는 것보다는 일단 부딪혀보고 시작하는 대범함이 필요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