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옛 수도 양곤(Yangon)은 갖가지 보석과 금으로 치장된 쉐다곤 파고다(Shwedagon Pagoda)와 술레 파고다(Sule Pagoda) 등 고대 불교문화유적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의 삶은 이러한 문화유산만큼 화려하지 않다.

양곤은 미얀마 경제의 중심지지만 많은 현지인이 우리나라 돈으로 10만원이 채 안 되는 월급을 받고 생활한다. 극심한 전력부족으로 시도 때도 없이 전기가 끊긴다. 건물은 노후가 심해 비가 오면 어김없이 빗물이 새어 들어온다. 양곤 외곽에는 상인들의 생계형 장거리 이동수단 순환선이 있지만 열차가 낡고 철로가 부실해 느리고 크게 덜컹인다. 1960년대에서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은 양곤 어디서든 쉽게 받을 수 있다.


 

양곤시내 도로 /사진=머니위크
양곤 순환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사진=머니위크






◆‘미얀마 신드롬’ 몰려드는 글로벌기업

미얀마는 1962년 쿠데타로 사회주의를 표방한 군부독재정권이 들어서면서 국가경제의 성장판이 닫혔다. 인권을 탄압하고 폐쇄정책을 펼치면서 국제사회와 고립됐다. 이와 같았던 미얀마가 지난 2011년 새 정부 수립 이후 경제개방·개혁정책을 내걸었다. 글로벌 자본이 대거 투입되면서 ‘미얀마 신드롬’이 거세게 일고 있다.

지난 2010년 약 1000만달러였던 미국의 미얀마 수출 규모는 지난해 약 1억4500만달러로 3년 만에 15배 가까이 급증했다. 구글을 비롯해 인텔, 휴렛팩커드(HP),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애플 등 IT기업들이 미얀마 투자를 늘리고 있다. 제너럴일렉트릭(GE), 코카콜라, 마스타카드 등도 앞다퉈 미얀마에 입성했다.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도 미얀마를 세계시장 확대의 교두보로 활용한다. 지난해에는 중국과 미얀마를 잇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완공하고 본격적인 수송에 들어갔다. 올해도 원유 파이프라인을 완공했고 곧 가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일본 역시 종합상사를 비롯해 100여개 기업이 미얀마에 발을 들여놨다. 50여개 기업이 진출했던 지난 2010년보다 규모가 배로 커졌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미얀마의 값싼 노동력은 우리에게도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다. 또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자원은 물론 금·구리·루비 등 광물자원이 풍부한 여건은 한국기업들의 약진에 추진력을 더한다. 안재용 코트라(KOTRA) 미얀마 양곤무역관장은 “미국과 중국, 일본 등이 미얀마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앞으로의 잠재력이 충만하기 때문”이라며 “다른 나라들 못지않게 한국기업들도 미얀마에 좋은 인상을 심어주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쉐다곤 파고다 전경 /사진=머니위크
본인 탄생 요일에 욕불하는 사람들 /사진=머니위크
양곤시내 거리 /사진=머니위크

◆‘종횡무진’ 포스코·대우인터내셔널의 활약

미얀마에 진출한 국내기업의 대표주자는 포스코와 대우인터내셔널이다. 미얀마포스코는 지난 1997년 법인을 설립해 1999년부터 건설자재용 아연도금강판을 생산하고 있다. 한때 미얀마정부의 규제로 조업이 중단되기도 했으나 진ㄴ 2007년부터 다시 공장을 가동하면서 시장점유율 1위를 꿰찼다. 여기에 미얀마포스코강판도 올해 11월부터 미얀마 최초로 컬러강판을 생산한다. 내년 풀생산과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과 호텔 건설사업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타고 있다. 미얀마 가스전사업은 탐사 13년 만인 지난해 7월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갔다. 연간 3000억~4000억원 규모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 2월 미얀마 현지에서 668실 규모의 최고급 미얀마호텔을 착공했다. 오는 2016년 말에 완공될 예정이다.


무엇보다 미얀마는 풍부한 천연자원, 5500만명의 인구, 낮은 인건비 등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전세계를 통틀어 가장 ‘핫’한 나라로 주목받는 미얀마에서 한국기업들의 '종횡무진' 활약이 기대된다.

미얀마에서 포스코와 대우인터내셔널은?

미니 인터뷰 / 안재용 코트라 미얀마 양곤무역관장

미얀마에서 한국기업들의 수출 지원업무를 총괄하는 안재용 코트라 미얀마 양곤무역관장. 그에게 미얀마는 매우 낙관적이다. 수출 잠재력이 큰 시장이어서다. 또한 몇년 전부터 한류열풍이 불면서 한국기업에 대한 이미지도 좋은 편이다. 양곤의 심장인 술레 파고다가 바라보이는 양곤무역관을 찾아 미얀마 속의 포스코와 대우인터내셔널에 대해 들어봤다.


 

안재용 코트라 미얀마 양곤무역관장 /사진=머니위크

미얀마 현지인들에게 포스코는 어떤 인상을 심어주고 있나.

포스코는 건설자재용 아연도금강판이라는 소비재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곳으로 미얀마의 지붕문화에 패션을 도입했다. 이곳 사람들은 지붕을 만들 때 갈대 등을 엮어서 쓰거나 함석을 사용한다. 하지만 포스코는 광택이 있고 세련된 아연도금강판을 내놓으며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 뿐만 아니라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에 있어서도 솔선수범하고 있어 미얀마에 매우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미얀마정부가 대우인터내셔널을 신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 1988년 우리나라가 외국인 투자법을 만든 뒤 미얀마에 가장 먼저 투자한 곳이 대우다. 또한 끝까지 철수하지 않고 미얀마에서 사업을 지속한 곳도 대우다. 당연히 미얀마는 대우에 대한 신뢰가 굉장히 높고, 가스전 개발권을 손에 쥐게 된 것도 이 같은 영향이 무엇보다 컸다. 대우와 미얀마는 끈끈하게 맺어진 게 있다. 대우는 정부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협상력을 갖고 있는 기업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