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접촉사고로 휠셋이 망가진 김모씨는 공임비가 저렴한 자전거샵을 수소문하고 있다. 자전거매장마다 공임비와 부품비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공임비는 소위 '부르는 게 값'이다. 어떤 샵은 그냥 수리해주는가 하면 어떤 곳은 휠을 새로 구입한 것보다 비싸다"면서 기준점이 애매모호한 공임비 현실을 지적했다.
자전거 이용 인구가 늘었으나 이처럼 공임비 등 서비스 현실은 기준이 없어 소비자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기자는 지난 20일 서울 지역 자전거매장 20곳을 무작위 선정해 방문했다. 그 결과 매장 내부에 공임표를 게시해 가격표대로 서비스를 실시하는 곳은 단 여섯 곳에 불과했다. 굴지의 자전거업체 대리점 역시 공임비가 천차만별이었다. 인접한 자전거 전문점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 "물건 샀으니 정비는 서비스(공짜로) 해줘"=들쑥날쑥 매뉴얼 없는 공임비 정책은 자전거업계도 피해다. 표준공임비 부재로 제품 구입 후 무료 정비 서비스를 요구하거나 서비스 품질을 믿지 못하는 등 소비자와 자전거매장 사이의 불협화음이 끊이질 않는다.
강북 지역에서 자전거매장을 운영하는 정모씨는 "요즘 정비 손님이 반갑지 않다"면서 말을 꺼냈다. 처음부터 '공짜' 속셈인 손님들 탓이다. 정씨는 "성수기 때 타이어 바람 넣기와 같은 단순 서비스 손님은 하루 평균 20여명에 달하는데 서비스 후 공임비를 내지 않고 당연하다는 듯 매장을 나가는 사람이 절반 이상이다. 어떤 손님은 정비 전에 공임비 설명을 드렸더니 40만 원 상당의 정비공구를 공짜로 빌려 달라 해 당황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다른 지역에서 자전거매장을 운영하는 이씨도 같은 고민이었다. "망가진 휠을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 고쳐놨는데 손님은 정작 허브가 뒤바뀐 거 같다면서 미캐닉(정비전문가)의 품성을 의심하기도 했다"면서 "마침 녹화된 폐쇄회로(CC)TV를 보고서야 오해가 풀렸지만 허탈했다"고 말했다.
◇ "무형의 노동의 댓가는 공임비로 받아야" vs "공임비, 믿을 수 있나… 정찰제로 합시다"=공임비와 서비스 논란은 자전거 커뮤니티에서 매년 반복되는 논란거리다. 표준공임비를 판단할 관할 기관이나 단체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먹구구식의 공임표가 남발되는 것이 당연한 현실인지 모른다.
미캐닉 10년 경력의 김모씨는 "돈을 지불한다는 것은 돈 받는 만큼의 정비(안전) 서비스를 책임지겠다는 일종의 '책임비' 성격도 담겨 있다. 전문 미캐닉들은 1미리 이하의 유격까지도 찾아내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 정비를 한다. 소비자들은 공짜 서비스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미캐닉들의 땀과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전거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전거 공임비에는 자전거를 정비한 미캐닉의 정비 기술 능력과 사용된 공구, 소요 시간, 매장 운영비 등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매장마다 공임비에 대한 의견이 다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매장 내에 공임표를 제시하는 것이 원칙이며 정비 전 충분한 설명을 곁들여 오해 여지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