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 새로운 투자시장인 ETN(Exchange Traded Note: 상장지수증권)시장이 처음으로 문을 연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17일 국내 6개 증권사에서 10가지 상품이 상장될 예정이다. 업계는 이미 ETN시장이 널리 상용화된 미국처럼 ETN이 국내 증권사의 신규 수익창출원이 될 것이라며 기대하는 분위기다. 또한 투자자 입장에서도 다양한 투자수단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뭐든지 투자할 수 있는 ETN

ETN은 지난 2006년 6월 영국의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즈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일반상품 지수를 기초로 발행한 것이 시초다. 수익구조 자체는 ETF(상장지수펀드)와 유사하다. 해외에서는 ETN과 ETF를 한데 묶어 ETP(상장지수상품)로 통칭하기도 한다.

ETN이 ETF와 다른 점은 ETF의 경우 이름 그대로 자산운용사가 해당 지수의 구성종목을 직접 편입해 운영하는 펀드인 반면 ETN은 증권사가 자기신용으로 발행하는 파생결합상품이라는 점이다.

ETN의 장점은 주식, 선물, 원자재, 통화, 금리, 변동성 등 모든 것에 투자할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개인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상품을 주식시장에 상장하기 때문에 개인들로서는 손쉽게 접근할수 있는 이점이 있다.

공원배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ETN만의 강점은 ETF와 달리 직접 투자대상을 편입하지 않아도 되며 어떤 형태로든 지수를 구성해 출시할 수 있어 다양한 상품출시가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ETF와 달리 추적오차율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ETF는 기준이 되는 지수의 성과를 추적하도록 구축돼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100% 완벽하게 지수와 같은 모습을 나타내지는 못한다. 예컨대 코스피200지수가 내려가도 이를 기반으로 하는 ETF는 오를 수 있다. 이 같은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유동성공급자(LP)가 기초자산가치(NAV)에 맞춰 호가를 제시해 가격을 맞춘다.

반면 ETN의 경우 추종하는 지수에 대한 수익률을 발행사가 보장한다. 수수료가 있기 때문에 100% 완벽하지는 않지만 ETF에 비해 오차가 적은 편이다. 또한 만기나 환매시점(보통 5~30년)이 되면 벤치마크한 지수에서 일정한 비용을 감액하고 투자자에게 돌려준다.

◇ETN 성공, 아직은 미지수

ETN에도 위험요소는 있다. ETN은 발행자(증권사)가 보장하는 채권형태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해당증권사의 파산 시 ETN 또한 상장폐지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 당시 리먼 브러더스가 발행한 3개의 ETN(옵타 리먼 애그리컬쳐 퓨어 베타, 옵타 S&P 프라이빗 에쿼티 노츠 2038, 옵타 리먼 커머디티 인덱스) 보유자들이 큰 손실을 본 사례가 있다.

무엇보다 아직 시장이 열리지 않은 만큼 흥행여부를 예단하는 것은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뭐든지 투자할수 있는 ETN의 특성상 다양하면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들이 많이 등장해 투자자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는 것.

전 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ETN시장만의 기초지수를 개발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해외상장된 ETN 중에는 안정적 배당금이 주 수입원인 MLP(마스터합자회사)나 변동성선물(VIX Futures), 또는 상품선물(Commodity futures)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밖에도 남다른 투자모형을 만들어 적용한 주식전략형 지수나 고배당 주식·억만장자 포트폴리오·여성기업인 주식 등에만 투자하는 ETN도 있다.

전 애널리스트는 "국내 ETF시장이 다양한 자산과 투자전략을 상당부분 흡수한 상태라는 점에서 ETN시장 만의 기초지수를 개발하는 것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ETN의 성공여부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며 "다만 ETN의 등장은 한국 금융시장의 다양성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