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1년 전 유통업계 관계자들 입에서 나온 말이다. 1년이 지난 지금, 이 말은 '다시 듣기'를 클릭한 것처럼 똑같이 되풀이된다.
올해 초 유통시장은 세월호 참사와 경기위축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가 발표한 '2014 유통업계 10대 뉴스'에서도 '내수침체 장기화와 세월호 여파로 인한 소비 불황'이 1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하반기 역시 냉랭하기는 마찬가지. 올 4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는 기준치(100)에 못 미치는 97로 집계됐다. 대다수 유통업계가 시장이 호전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이 때문인지 올해는 유독 유통업체들의 대규모 할인행사가 줄을 이었다. 연중 세일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특히 징검다리 연휴,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을 앞두고 빅이벤트가 쏟아졌다. 하지만 그 열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식었고 유통업체들은 부랴부랴 연말 결산행사를 6개월이나 앞당겨 진행하는 진풍경을 보이기도 했다.
변덕스러운 날씨에 따라 매출 부침현상도 심화됐다. 지난해 겨울부터 따뜻했던 날씨로 채소 작황은 풍년이었지만 수요부진에 따라 채소 가격이 하락하는 '풍년의 역설'이 나타났다. 유업계 역시 젖소 집유량이 늘면서 우유가 남아도는 현상이 발생했다.
반면 일찍 찾아온 더위로 수박·참외 등 여름과일이 조기 출하되고 여름침구 행사도 예년보다 빨리 시작됐다. 가늠할 수 없는 이상기온으로 계절 특수성이 사라지자 관련 재고가 많이 남아 곳곳에서 '처분전'을 선보이기도 했다. 업체 간 경쟁은 심해졌고 이는 유통시계를 바꿔놨다.
유통업체들이 부담스러워하는 이런 상황은 이제 새롭지 않다. 지난 1년간 끈질기게 따라붙었던 사안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는 검찰과 경찰, 공정위원회까지 나서 유통업체들을 들쑤시고 다녔다. "일단 막고 보자"는 식의 영업·출점 규제도 늘어나 곳곳에서 못살겠다는 아우성이 터져 나왔다. 정부는 여전히 '갑의 횡포'와 '상생정책' 사이에서 아슬아슬 줄타기만 반복하고 있다.
대내외적 경기침체와 위기 속에 혼돈을 겪었던 2014년 유통업계. 이제는 도돌이표 악재에서 빠져나와야 할 때다. 새해엔 유통시장에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을 '구원투수'급의 패러다임이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