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미술이 좋아서 시작했다가 경매 특유의 짜릿함에 매력을 느껴 이 일에 푹 빠져들었다는 그는 최근 프린랜서 경매사로 전환, 한가지 분야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경매현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간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적절히 조합해 경매의 새 흐름을 개척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1월25일 오후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그를 백남준아트센터에서 만났다.
◆몸으로 부딪혀 얻은 전문지식
“3, 2, 1! 낙찰입니다!” 김민서 경매사가 낙찰을 알리는 손짓을 취하자 한쪽에선 환호가, 다른 한쪽에선 짧은 탄식이 터져 나온다. 그야말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경매현장. 베팅에 베팅이 이어진다. 5분도 안돼 수천만원에서 수십억원이 뛴다. 수백명이 몰린 응찰자들의 현장 흥분지수는 최고조에 달한다.
이 숨 막히는 ‘머니게임’을 이끄는 주인공이 바로 김 경매사다. 적절한 ‘밀당’ 능력과 능수능란한 화술,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가 그의 트레이드마크. 여기에 연예인 뺨치는 수려한 용모까지 갖췄으니 응찰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건 당연지사다.
“꼭 경매뿐만이 아니라 한가지 일에 집중하는 편이에요. 저도 모르게 경매현장에서는 특유의 카리스마가 발휘되고 그런 경험이 반복되다 보니 제 스타일로 자리 잡은 것 같아요. 그게 경매를 진행할 때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고요. 경매가 수천만원에서 수백억원대의 돈이 왔다 갔다 하는 만큼 반드시 냉정하고 차가운 면이 수반돼야 하죠.”
그가 말하는 경매사는 단순한 진행자가 아니다. 중간중간 금액만 불러서는 경매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경매사가 물품에 대한 설명과 적절한 판매 포인트를 어필해야 현장 분위기를 이끌 수 있다. 품목별 특징도 다양하다. 그는 끊임없이 많은 물품을 접하고 공부하는 노력이 경매사에게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경매의뢰가 들어오면 그 물건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궁극적으로 좋은 가격을 도출해내야 하는 미션이 주어지니까요. 특히 소장가치가 높은 물건일수록 더 꼼꼼히 보죠. 고서나 골동품 등이 그래요. 이런 물품들은 조용한 분위기에서 경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중간중간 원활한 진행과 설명을 곁들이는 게 필요해요. 낙찰되는 데 도움이 되는 게 제 역할이자 판매자 입장에서는 좋은 가격을 받아내는 방법이죠.”
물론 현장 분위기에 따라 유찰되거나 경매의 흐름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만큼 경매는 보이지 않는 심리전이 작용한다. 이런 레이스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것도 경매사의 역할이다.
“경쟁의 흐름이 끊겼을 때 제가 살짝 분위기를 이끌면 다시 경쟁이 되기도 해요.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죠.(웃음) 그냥 낙찰시킬 수도 있지만 그게 낙찰 예상가에 크게 못 미친다면 처진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해요. 그만큼 현장에서는 제 말 한마디가 크게 영향을 미쳐요.”
‘말투와 손짓’ 하나로 응찰자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그의 전문성은 결국 반복과 경험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9년 전 프로경매사가 되기로 마음먹은 뒤 매일같이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대학교에서 순수미술인 조각을 전공했어요. 자연스럽게 큐레이터를 생각하게 됐고 이를 위해 대학원에서 예술경영을 공부했어요. 제게 상업적인 일이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때 처음 인턴십으로 가게 된 회사가 서울옥션이었죠. 그 인연이 저를 이 자리까지 오게 했어요.”
그에게 미술품을 관람하고 공부한 후 그 작품을 판매하는 일은 무척 흥미로웠다. 그의 마음을 훔친 경매사의 매력이기도 하다. 작품의 가치를 극대화해 이에 맞는 금전적 가치를 부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경매는 대부분 의미 있는 것들로 진행돼요. 역사적 인물이나 유명인의 작품 등이죠. 경매 추정가만 있지 딱히 가격을 책정할 수 없는 것들이에요. 낙찰가격이 곧 새로운 시장가를 형성한다는 얘기죠. 그동안 저평가되고 특별히 주목받지 못했던 것들이 높은 가격에 낙찰되고 새롭게 재조명받을 때면 이 일의 보람을 온몸으로 느껴요.”
◆장기 목표는 후배 경매사 양성
그는 지난 2013년 더 다양한 물품과 마주하기 위해 프리랜서 경매사로 변신했다. 시즌 5를 준비 중인 XTM <더벙커> 시리즈에도 고정 출연하면서 자연스레 얼굴을 알렸다. 최근에는 미술품과 자동차를 넘어 연예인 이벤트경매, 자선경매, 백화점 명품경매, 보석경매, 말경매 등 분야를 막론한 경매사로 뛰고 있다.
“프리랜서 전향 후 여기저기서 생각보다 많은 경매가 이뤄진다는 걸 알았어요. 예술품뿐 아니라 대중적인 생활용품까지 경매가 진행되는 것을 보고 경매가 대중화되고 있음을 느꼈죠. 이런 흐름에 맞춰 온라인경매사이트 오픈을 준비 중이에요. 일단 몇몇 컬렉터의 골동품과 소품을 모아 작게 시작할 예정이에요. 장기적인 꿈은 경매사아카데미를 차려 ‘제2의 김민서’를 양성하는 겁니다. 앞으로 경매가 더 대중화돼 하나의 직업군으로 자리 잡으면 가능하겠죠?.”(웃음)
김민서에게 듣는 ‘현장에서 주의할 점 3가지’
1. 살 물건을 미리 보고 공부를 많이 하라
경매 시작 전 대부분 물건의 실물을 볼 수 있다. 예컨대 <더벙커>에 나오는 자동차도 일주일가량 프리뷰 전시기간을 갖는다. 현장에서 꼼꼼히 물건을 살피고 그 물건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2. 마지노선 금액을 미리 정하고 이를 넘지 마라
경매현장에서는 분위기에 휩쓸리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묘한 경쟁심에 불타 본인이 정한 예산을 초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래 생각한 상한선을 넘지 않는 게 중요하다.
3. 주관사 경매의 경우 수수료를 잊지 마라
응찰자 중에는 수수료를 잊고 낙찰가를 본인이 내야 할 금액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경매에 입찰할 때는 수수료 고지를 주지해야 한다. 만약 낙찰금액이 1000만원이라면 10%의 수수료가 더해진 1100만원을 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라.
1. 살 물건을 미리 보고 공부를 많이 하라
경매 시작 전 대부분 물건의 실물을 볼 수 있다. 예컨대 <더벙커>에 나오는 자동차도 일주일가량 프리뷰 전시기간을 갖는다. 현장에서 꼼꼼히 물건을 살피고 그 물건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2. 마지노선 금액을 미리 정하고 이를 넘지 마라
경매현장에서는 분위기에 휩쓸리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묘한 경쟁심에 불타 본인이 정한 예산을 초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래 생각한 상한선을 넘지 않는 게 중요하다.
3. 주관사 경매의 경우 수수료를 잊지 마라
응찰자 중에는 수수료를 잊고 낙찰가를 본인이 내야 할 금액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경매에 입찰할 때는 수수료 고지를 주지해야 한다. 만약 낙찰금액이 1000만원이라면 10%의 수수료가 더해진 1100만원을 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라.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