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에게 화두는 단연 건강보험료다. 건강보험은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해 발생한 고액의 진료비가 가계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한 사회보장제도다. 하지만 이 같은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은퇴자 사이에 건강보험료는 ‘폭탄’으로 부를 만큼 부담스런 지출이 됐다. 건강보험료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건강보험료 폭탄’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은퇴 후에도 ‘직장가입자’ 유지하라
건강보험은 가입자의 유형에 따라 다른 기준으로 보험료를 산정한다. 직장가입자의 경우 근로·사업소득, 지역가입자의 경우 소득·재산(전/월세포함)·자동차 등을 기준으로 점수화해 보험료를 산정한다.
이 같은 부과방식 때문에 오히려 직장가입자의 경우 직장을 다닐 때보다 은퇴 후 지역가입자로 전환됐을 때 건강보험료가 2배 이상 늘어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때로는 부담능력이 있는 자녀 등에게 무임승차하기도 한다.
은퇴자가 피부양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사업소득이 없거나 ▲금융소득이 4000만원 이하 ▲근로·기타소득 합계액이 4000만원 이하 ▲연금소득의 경우 100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이 2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따라서 은퇴자의 경우 은퇴 후에도 소득이 어느 정도 발생하는 경우라면 반드시 직장가입자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직장가입자는 사용자와 근로자가 각각 50%씩 부담하기 때문에 지역가입자보다 건강보험료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다만 직장가입자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있는데 ▲고용기간이 1개월 미만인 일용근로자 ▲비상근 근로자 ▲1개월 동안 근로시간이 60시간 미만인 단시간 근로자 또는 이를 고용하는 사업장의 사업주다.
직장·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는 기준소득은 종합소득(이자·배당·근로·사업·연금·기타소득)에 근거를 둔다. 결국 은퇴자는 종합소득에 포함되지 않는 비과세 연금상품으로 은퇴 후 소득을 발생시킨다면 피부양자 기준 해당요건인 금융소득(이자·배당)이나 연금소득(국민·공무원·사학·군인·별정우체국직원연금)에 해당되지 않아 안정적인 현금흐름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지출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현재 연금상품의 비과세 기준요건은 월 적립식의 경우 5년납, 10년을 유지할 경우 납입보험료 한도 없이 비과세를 유지할 수 있다. 즉시연금의 경우 모든 금융기관 합산으로 부부기준 4억원까지, 종신형 연금은 55세 이후 연금개시일 경우 비과세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은퇴를 앞둔 중·장년층이라면 고려해볼 만하다.
◆‘건강보험료 폭탄’ 막는 현실적 방법
은퇴 후 건강이 나빠진다면 병원비가 많이 들어 이래저래 힘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민건강보험의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고령이나 노인성질병 등으로 6개월 이상 혼자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에게 신체활동 또는 가사지원 등의 장기요양급여를 제공하는 제도다.
국민건강보험이 질환의 진단, 입원 및 외래치료, 재활치료 등을 목적으로 주로 병·의원 및 약국에서 제공하는 서비스가 급여 대상이라면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치매·중풍, 노화 및 노인성 질환 등으로 인해 혼자 힘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환자가 대상이다. 이들에게 요양시설이나 재가(방문요양·방문목욕·방문간호, 주야간보호·단기보호 등), 장기요양기관을 통해 신체활동 또는 가사지원서비스를 제공한다.
장기요양이 필요한 65세 이상 노인 및 치매 등 노인성 질환을 가진 65세 미만의 국민은 누구나 수급자 및 부양가족의 선택에 의해 해당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한 국민건강보험의 ‘본인부담액상한제도’도 살펴보자. 일정수준 이상 병원비가 들면 그 이상은 정부가 부담하는 제도가 국민건강보험의 본인부담액상한액제도다. 이 제도를 이용하면 한 병원에서 한꺼번에 병원비가 발생하지 않는다.
예컨대 A병원에서 100만원, B병원에서 400만원의 치료비가 나오면 환자는 202만원만 지급하고 나머지는 병원이 공단에 치료비를 직접 청구하는 식이다. 다만 환자본인이 부담하는 금액은 소득수준별로 차이가 있다.
하지만 본인부담상한제는 ‘급여의료비’에만 국한된다는 점이 한계다. 그러다 보니 이런 제도가 있다 하더라도 고액의 ‘비급여의료비’가 수반되는, 즉 암·뇌혈관질환·심장질환 등이 발생할 경우 거액의 병원비를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비급여의료비가 상당히 발생할 수 있는 ‘중대한 질병’(Critical illness)에 대비해 민간건강보험(생명보험·손해보험사)에 가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건강한 노후의 삶을 위해서라도 국민건강보험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합리적인 지출과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7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