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은 순수보장형과 만기환급형으로 나뉜다. 만기환급형 보험은 만기가 되면 그동안 내가 낸 보험료를 모두 돌려준다. 납입기간이 길어서 그동안 낸 보험료에 이자가 붙으면 원금보다 많은 금액을 받을 수도 있다. 반면 순수보장형은 만기까지 보장해주지만 내가 낸 돈이 모두 소멸된다. 10~20년 이상 보험료를 냈는데 질병이나 사고도 발생하지 않는다면 순수보장형 보험에 가입하는 게 손해라고 느껴질 정도다.
여기까지만 보면 고민할 필요도 없어 보인다. 보험료가 사라지는 순수보장형에 비해 보장도 해주고 보험료까지 전부 돌려주는 만기환급형은 가히 환상적인 것 같다. 하지만 정말 만기환급형 보험은 완벽하기만 한걸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 비싼 보험료일수록 해지 가능성↑
일부 보험설계자나 홈쇼핑채널에서는 납입한 보험료를 돌려준다는 점을 부각해 만기환급형 상품에 가입할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구조를 들여다보면 만기환급형은 만기에 돌려줘야 할 환급금을 보험료로 미리 걷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본인이 만기에 환급받을 금액을 미리 보험료에 추가해 낸 뒤 만기에 되돌려 받는 셈이다. 때문에 만기환급형 순수보장형 보험에 비해 보험료가 최대 2배가량 비싸다.
실제 동일한 보험 상품의 순수보장형과 만기환급형 보험료를 비교해보았다. 30세 여성이 A사 암보험을 80세 만기, 20년 납의 조건으로 가입할 경우 만기환급형 월 납입 보험료는 10만6800원이었고, 순수보장형은 5만3200원으로 나타났다.
순수보장형 보험료가 만기환급형보다 절반가량 저렴한 셈이다. 이처럼 순수보장형 보험료가 훨씬 저렴할 수 있는 이유는 적립보험료 없이 위험보험료와 사업비만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보험료가 비싸면 유지가 어렵다. 고액의 보험료를 10년 이상 납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약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반면 저렴한 보험료는 당연히 보험의 유지 가능성을 높여준다.
◆ 화폐 시간가치 따져보면 오히려 손해
무엇보다 시간의 가치를 따져보면 낸 보험료를 돌려주는 만기환급금은 본전이 아니라 오히려 마이너스라고 볼 수 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화폐가치가 떨어져 실질가치 측면에서 본전이 아니라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보험은 순수보장형으로 들고, 나머지 금액을 차라리 장기 투자하는 게 훨씬 이득이라고 조언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장기로 투자할수록 원금손실 확률이 크게 떨어진다”면서 “물론 요즘은 저성장 저금리 시대라 주가상승률이 워낙 저조하지만 어차피 똑같은 돈을 장기로 지급해야 한다면 차라리 원금만 겨우 모으는 것보다는 투자를 하는 게 유리하다”고 권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