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쿠스틱 뮤지션 스탠딩 에그(Standing Egg)가 데뷔 5주년을 기념하며 지난 3월 13일, 14일 양일간 서초동 한전아트센터에서 콘서트를 가졌다.
스탠딩 에그는 여느 뮤지션처럼 쇼맨쉽이 강하거나 큰 재미를 주는 팀은 아니다. 하지만 가만히 듣고 있다 보면 가사와 멜로디에서 전해지는 진정성이 느껴지고 감성에 젖어 들게 해주는 팀이다.연인들이 듣기에 너무나도 좋고, 익숙한 듯 빠져들게 만들며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기자가 콘서트를 찾은 날은 13일이다. 금요일 저녁 7시, 평일 초저녁임에도 불구하고 객석의 대부분이 채워져 있었다. 이른 공연 시간 때문인지 늦게 도착하는 사람들이 종종 보였다.
5주년 콘서트에서는 스탠딩 에그와 오랫동안 호흡했던 객원보컬 예슬과 윈디가 함께했으며,서희석, 탁성훈이 어쿠스틱기타,이한결이 베이스,감성건반 이예니가 피아노, 송하나가 퍼커션을 맡아 풍성한 사운드를 보여줬다.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면 퍼커션이 '여성'이었다는 것이다. 퍼커션을 여성뮤지션이 하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어 나름 이색적이었다.
본 공연에서 메인보컬 에그2호와 객원보컬 예슬과 윈디는 약 20여 곡을 들려준다. 예슬과 윈디는 자신이 참여했던 노래들을 들려주며 관객의 감성을 서서히 이끌어냈다.
몇 가지 인상 깊었던 장면은 공연 막바지에 이르자 '스탠딩'공연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CD로만 들었던 약간 발랄한 노래들이 스탠딩으로 변모하는 모습이었다.
에그2호는 스탠딩을 진행하기에 앞서 관객들에게 간단한 주문을 하기도 했다. "제가 안경을 '티'나게 들어올리면 모두 일어서주세요. 그리고 뒤쪽에 관객 분들은 무대 앞쪽으로 뛰어나오셔도 됩니다."라며 미리 준비 된 호응을 부탁했다. 잠시 후 많은 사람들이 무대 앞으로 몰려와 스탠딩 공연장을 만들기도 했으며, 그 모습은 이날 공연이 완전히 마무리 될 때까지 계속 됐다.
본 공연이 마무리 된 후 상당히 인상 깊었던 '앙코르'무대가 계속됐다. 공식적인 마지막 곡을 부르기 전 에그2호는 "보통은 금요일 공연을 8시에 시작한다. 퇴근시간 때문에..., 하지만 맘먹고 평일 저녁 7시로 잡았다. 못 오시는 분들은 계셔도 못 가시는 분들은 안 생기게 하고 싶었다."라며 길고 긴 '앙코르'무대를 예상하게 했다.
결국 공연 전 미리 받아두었던 관객의 사연과 신청곡을 모두 들려준 시간만 무려 1시간이나 됐다. 밤 10시가 넘어서야 길고 긴 공연이 끝났다. 로비에서 진행된 사인회에선 사인할 때마다 이름, 공연소감, 안부까지 물어보며 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신경 쓰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조심해서 집에 가라는 인사와 함께.
이날 공연장을 함께 찾은 박현주(여,22)씨와 박예슬(여,21)씨는 "얼마 전 '아홉수소년'에서의 OST를 듣고 팬이 됐다. 가사와 음악이 너무나도 좋아 힐링이 되는 것 같다"며 콘서트를 오게 된 소감을 밝혔다.
5년 전 이들의 첫 단독 콘서트는 100명 수준이었다고 한다. 그랬던 이들이 1000석의 공연장을 가득 채울 수 있는 티켓파워를 가진 팀으로 성장했다니 놀랍다. 다음날인 14일 공연은 사실상 매진을 기록할 정도였으니 스탠딩 에그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스탠딩 에그는 조심스럽게 달걀을 세우 듯, 입 소문만으로 정상의 뮤지션 오른 팀이다. 2010년 결성된 이들은 '에그1호', '에그2호', '에그3호'라고 불리는 다소 독특한 멤버 이름으로 관심을 끌기도 한다. 또한 객원보컬을 영입해 프로젝트 그룹으로 음반작업을 하며 활동하기도 한다.
<사진='스탠딩 에그'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