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 vs 새우깡’. ‘국민브랜드’ 쏘나타를 만드는 게 쉬울까, ‘국민간식’ 새우깡을 키우는 게 쉬울까. 수많은 브랜드가 뜨고 지는 시대에서 기업의 성장만큼 어려운 것이 핵심브랜드를 탄생시키는 것이고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이 오랜 시간 롱런하는 ‘장수브랜드’로 키우는 일이다.

잘 키운 하나의 국민브랜드는 기업의 경쟁력을 좌지우지한다. 소비자는 제품이 아닌 브랜드를 산다. 아무리 비싼 제품이라 해도, 경쟁제품이 넘쳐난다 해도 이들 브랜드를 선택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브랜드의 힘이다. 기업들이 저마다 히트브랜드를 만들고 1등 자리를 지키기 위해 목을 매는 이유다.


이니스프리, 빕스, 2080치약. 여기 이름만 대면 알 법한 세 브랜드가 있다. 이들은 어떤 전략을 녹여내 소비자에게 인정받는 국민브랜드가 됐을까. 그 비법을 들어봤다.


 

/사진제공=애경산업

◆2080, 숫자마케팅으로 국민치약 등극
지금으로부터 16년 전. 애경산업의 ‘2080치약’이 국내 치약시장에 처음 등장했다. 숫자를 전면에 내세운 마케팅 전략은 대성공을 거뒀다. 제품명에 녹여냈듯 2080치약은 ‘20개의 건강한 치아를 80세까지’라는 콘셉트를 앞세워 소비자에게 제품의 아이덴티티를 쉽게 전달하고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독특한 브랜드명을 기반으로 시장점유율은 갈수록 늘어났다. 출시 이듬해인 1999년 시장점유율 5.8%에서 2000년 10.9%로 상승했고 출시 7년 만인 2005년에는 시장점유율 20%를 달성했다.


현재까지도 지속적인 점유율 상승세를 나타내며 ‘국민치약’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6년간 판매된 2080치약만 총 6억2000만개. 180개월간 월 평균 340만개, 하루에 11만개씩 팔린 셈이다.

2080치약의 이 같은 성과는 차별화된 발상과 트렌드에 맞게 진화한 마케팅전략 덕분이다. 지난 2012년 7월 토털 오럴케어로 대도약을 선포한 이후 2080치약은 ‘치주질환 예방’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워 현대인에게 걸맞은 맞춤 치약제품을 꾸준히 선보였다.

또 애경은 토털 오럴케어 일환으로 지난 2013년 3월 잇몸질환의 핵심 원인균인 진지발리스균을 잡는 기능성 치약 ‘2080 K 진지발리스’ 프로젝트를 개발, 출시 초기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출시 100일 만에 내부매출 기준 12억원, 120만개 이상을 판매하며 성공적인 시장안착을 이룬 것.

특히 제품출시 시기와 맞물려 다양한 TV방송프로그램에서 진지발리스균에 대한 위험성이 다뤄지면서 2080 K 진지발리스는 올해 2월 출시 2년 만에 누적판매 1000만개를 돌파했다.

2080치약은 이외에도 소비자가 취향과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기능을 세분화해 전문기능성 라인, 시린이나 치석케어를 돕는 클리닉 라인, 키덜트 족을 겨냥한 리미티드 에디션 치약 등을 출시하며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애경 관계자는 “2080이 성공한 이유는 치아건강을 최우선시하는 소비자 니즈에 맞춰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변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치약을 대표하는 100년 브랜드로 만들 방침”이라고 밝혔다.


빕스 /사진제공=CJ푸드빌

◆VIPS, 최초 통한 새로운 외식문화 창출 
올해로 18주년을 맞은 빕스는 해외에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는 국내 토종브랜드다. 외산브랜드가 넘쳐나던 지난 1997년 ‘샐러드바’라는 새로운 프레임을 도입하며 패밀리레스토랑시장을 창출했다.

샐러드바를 통해 신선한 채소와 과일은 물론 연어, 새우 등 당시 일반 식당에서는 맛보기 어려웠던 고급 메뉴를 선보인 것이 차별점이었다. 아울러 특급호텔 또는 고급 스테이크하우스에서나 즐길 수 있었던 정통 프리미엄 스테이크가 인기를 끌면서 2010년 외산브랜드를 제치고 매출 기준 국내 1등 패밀리레스토랑으로 자리 잡았다.

빕스가 독보적 리딩브랜드로 성장한 배경에는 ‘업계 최초’라는 수식어와 연관이 깊다. 빕스는 지난 2005년 품질 경쟁력 향상을 위해 업계 처음으로 100% 냉장육 스테이크를 도입했다.

지역별 다양한 콘셉트의 매장을 선보인 고객맞춤식 운영 또한 빕스가 업계 처음 시도해 타 브랜드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마케팅 전략이다. 빕스는 지난해부터 브런치, 다이너 등 각 지역별 고객특성에 맞는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을 기점으로 전국 매장을 ‘오리지널’, ‘브런치’, ‘딜라이트’의 3가지 콘셉트로 재정비해 보다 적극적으로 고객 맞춤식 운영을 실천 중이다. 기존 오리지널 매장 외에 브런치 매장에서는 여성고객의 발길을 잡기 위해 이탈리아식 오믈렛 ‘프리타타’와 같은 다양한 브런치 메뉴를 준비했다.

딜라이트 매장은 미트 존(Meat Zone)을 강화해 고기메뉴가 풍성한 게 특징. 폭립, BBQ포크햄을 하루 종일 무제한 제공하고 저녁에는 풀드포크, 구운 소시지 등을 추가 제공하는 식이다.

이처럼 빕스는 스테이크 하우스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세심히 배려해 토종 패밀리레스토랑 브랜드의 몰락 속에서도 명실공히 1위 브랜드로 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 외관. /사진제공=이니스프리

◆이니스프리, ‘제주’ 담으니 매출 껑충 
이니스프리는 지난 2000년 국내 최초로 자연주의 콘셉트를 내세워 론칭했지만 야심찬 출발에 비해 성과는 좋지 않았다. 수년간 업계 5~6위 브랜드에 머무르며 연간 최고 매출액이 700억원 정도에 그친 것.

지지부진한 성장세를 이어오던 이니스프리는 지난 2009년 헤리티지를 ‘제주’로 삼으며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제주 녹차를 활용한 ‘그린티 퓨어’라인 출시를 시작으로 녹차, 미역, 화산송이, 감귤, 푸른콩, 유채꿀, 동백, 비자, 곶자왈 피톤치드, 청보리, 풋감, 제주한란, 제주 탄산 온천수 등 총 13가지의 제주산 원료를 화장품으로 재탄생시켰다.

제주 브랜드 스토리가 실현된 주요 히트상품의 판매 호조 덕에 이니스프리는 제주로 기업의 이미지 콘셉트를 바꾼지 3년 만에 연매출 2600억원에 달하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해에도 두자릿수 매출성장을 달성했다. 매출만 4567억원에 달할 정도. 이미 영업이익으로는 업계 1위인 더페이스샵을 훌쩍 제쳤다.

이니스프리는 국내를 뛰어넘어 제주와 친숙한 중국인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니스프리 중국 매장은 지난 2012년 1호점을 연 뒤 지난해 4분기 108개로 늘어났다. 이니스프리의 대표 스테디셀러 제품인 ‘수퍼 화산송이 모공 마스크’는 글로벌 뷰티어워드 모공케어 부문에서 22관왕을 달성하기도 했다.

한 브랜드마케팅 관계자는 “이니스프리의 성장은 ‘제주 스토리’를 담기 전과 후로 나뉘는데 잘 만든 콘셉트는 브랜드인지도를 높이고 결국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여 최종적으로 기업이 추구하는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며 “기업이 브랜드 마케팅에 사활을 거는 이유”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