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아 월스트리저널(WSJ) 1면에는 이런 기사가 실릴 지도 모른다. 아직 현실화되지는 않았지만 현재 월가의 분위기라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더 나아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종목은 물론 빨리 손절매에 나서야할 종목까지 알려주는 날이 점점 더 다가오는 셈이다. 주식시장이 투자자의 두뇌싸움이 아닌 인공지능 간 대결로 변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 로보 어드바이저(Robo Advisor)란
로보 어드바이저는 일종의 투자 자문서비스다. 투자상담사나 재무설계사가 ‘인간’이 아닌 ‘로봇’(Robot)을 통해 조언을 듣는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흔히 생각하는 물건을 날라 주거나 심부름을 대신하거나 움직이는 로봇과는 다소 다르다. 현재 나와 있는 로보 어드바이저는 스스로 생각하는 인공지능까지 발전된 것은 아니지만 특정한 조건에서 최적의 투자상품을 찾아내는 일종의 알고리즘이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집값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으로 담보물 처분 통지서를 보낸 시스템 이름이 ‘로보-사이닝’(robo-signing)이라는데서 유래했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대략적으로 5단계 과정을 거친다. 우선 투자금액을 결정하고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감당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 또 주택 구매를 위한 것인지, 노후 자금 마련을 위한 것인지 등 투자 목적을 결정하고 그 기간을 설정하면 기본 사항은 마무리 된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이 같은 정보를 현재 판매되는 금융상품에 대입시켜 자신에게 맞는 투자계획을 마련해 준다.
물론 투자 목적과 리스크 비율은 언제든지 조정이 가능하다. 투자자문사와 다른 점은 로봇 자문은 자동화된 포트폴리오만 제공할 뿐 세금이나 은퇴, 부동산투자 같은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는다.
◇ 저렴한 수수료 젊은층에 ‘인기’
로보 어드바이저의 최대 장점은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데 있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문사를 이용하려면 최소 100만달러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고 매년 잔고의 1%를 수수료로 납부해야 한다. 100만달러를 보유한 고객이라면 연간 1만달러(약 1100만원)를 수수료로 내야 하는 셈이다.
이에 반해 로보 어드바이저의 수수료율은 0.5% 이하다. 소액 계좌는 무료인 경우도 있다. 또 매월 혹은 매년 일정한 수수료만 받고 투자금액이 늘어나더라도 수수료를 더 내지 않아도 되는 곳도 있다.
찰스 스왑(Charles Schwab)은 지난 3월 초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로보 어드바이저서비스를 시작했다. 최소 5000달러 이상 잔고를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별도 수수료는 없다. 찰스 스왑은 곧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월터 베팅거 최고경영자는 “매일 수백명이 로봇 자문 서비스에 신규로 가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팅거는 “신규 고객의 3분의 2는 45세 이하이며 로봇 자문서비스가 젊은 투자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뱅가드(Vanguard) 역시 지난 2013년부터 10만달러 이상 계좌 보유 고객에 대해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연간 수수료는 0.3%이며 펀드 수수료 0.2%를 따로 받는다. 재무설계는 물론 포트폴리오 관리, 재무설계사와의 온라인 상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대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업체인 웰스프론트(Wealthfront)는 최초 1만달러까지는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그 이상 금액에 대해서는 0.25%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골드만삭스가 지난 4월10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독립성이 높은 로보 어드바이저는 베터멘트(Betterment)와 웰스프론트(Wealthfront)가 있으며 두 곳에 몰린 자금 규모는 34억달러에 이른다.
이밖에도 퓨처어드바이저(FutureAdviser)와 모티프 인베스팅(Motif Investing), 스마트플래너(SmartPlanner), 블룸(Bloom) 등도 성업 중이다.
◇ 실제 사용해 보니… 생각보다 똑똑하네
마켓워치는 최근 로보 어드바이저 관련 특집 기사를 게재하면서 실제 사용 경험담도 함께 전했다.
우선 지난 2013년 9월부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리트홀츠 자산운용의 로보 어드바이저 ‘리프트오프’(Liftoff)가 대상이다.
자문 대상은 나이 35세, 보유자산 5만달러, 매월 투자금액은 1000달러로 설정했다. 투자 목적은 노후를 대비해 연간 10만달러의 소득을 만드는 것으로 잡았다.
리프트오프는 투자자의 성향을 알아보기 위해 ‘당신은 일생 단 한번의 휴가를 갈 예정이었다. 그런데 휴가를 가기 3주 전에 실직을 당했다.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답변 항목은 ‘휴가 취소’, ‘비용을 줄여 휴가를 즐긴다’, ‘구직을 위해 휴가 취소’, ‘비행기 1등석을 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만큼 휴가 기간을 더 늘린다’ 등 4가지가 제시됐다.
리프트오프는 이 가상 투자자의 위험 선호도를 보통 수준으로 평가했고 오는 2047년까지
이번에는 월별 투자금액에 1100달러를 더했더니 오는 2047년 3월에 430만달러의 은퇴 자금을 마련할 수 있고 연간 수익률은 최소 9.7% 수준이라고 답변했다. 물론 어느 상장지수펀드(ETF)에 몇%를 투자하라는 자세한 조언도 함께 담겨 있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