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에 봄 기운이 완연하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각각 연초대비 11.05%, 26.90% 상승했다.

증권사의 실적도 급증했다. 지난달 29일 실적을 발표한 KDB대우증권의 경우 1분기 매출이 1조496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4.4% 늘었다. 영업이익은 1425억원으로 132.4%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1110억원으로 141% 급증했다. 1분기 실적이 아직 온전히 발표되지 않았지만 주요증권사들이 깜짝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이런 상황은 연초만 해도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 증권시장은 여전히 박스권에 머물렀다. 증권사들의 실적은 차츰 개선됐지만 채권 거래수익 덕분이라 ‘불안하다’는 게 중론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구조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렇듯 살벌했던 분위기가 단 몇달만에 180도 바뀐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증권가의 호황을 바라보며 마냥 흐뭇해 하기엔 뭔가 불안하다. 증권가 호황의 뒤편에서 사건사고가 잇따라 터지고 있어서다.

인천남부경찰서는 지난달 21일 불법주식선물 도박사이트를 개장한 혐의로 전현직 증권사 직원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다음날인 22일에는 연초 이후 초강세를 나타냈던 코스닥시장이 갑작스런 조정에 들어갔다. 같은날 ‘가짜 백수오’ 논란에 휩싸인 내츄럴엔도텍의 주가가 폭락한 게 방아쇠로 작용했다. 또 KB투자증권은 지난달 22일과 23일 이틀간 주식거래 전산시스템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분노한 고객들은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증권가의 사건사고는 끝이 없다. 지난달 27일 검찰은 여의도 증권사 7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아이엠투자·키움·현대·신영·동부·KTB투자·HMC투자증권이 그 대상이다. 다행히 이번 압수수색은 각사의 직원이 맥쿼리투자신탁운용(옛 ING자산운용)과 짜고 기관투자자 위탁자금으로 불법 채권거래(채권파킹거래)를 한 혐의에 대한 증거자료
확보차원이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사건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자연스레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항상 수많은 징후(작은 사고들)가 발생한다’는 하인리히 법칙이 떠오른다.

미국의 보험회사 관리감독자였던 H. W. 하인리히는 “사고는 예측하지 못하는 한순간에 갑자기 오는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여러번 경고성 징후를 보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최근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이 앞으로 증권가에 벌어질 대형사고의 예고편은 아닐까. 이 같은 걱정이 기우이길 바랄 뿐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