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제과가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이 회사의 매출액은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2876억원을 나타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1.8%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201억원으로 86.3% 증가했고 지배주주순이익은 110억원으로 458.6% 급증했다.

이처럼 크라운제과의 실적이 1년 만에 대폭 늘어난 원인은 무엇일까. 시장에서는 벌꿀과 버터가 이끈 실적으로 평가한다. 전설의 과자 ‘허니버터칩’이 인기를 끌며 실적이 호전됐다는 설명이다.

◇ 원조 허니시리즈, 스테디셀러 예상

전문가들은 출시 3개월 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허니버터칩’의 폭발적인 성공이 해태제과의 실적호전을 이끌었으며 이는 모기업인 크라운제과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크라운제과가 지분을 75.65% 보유한 자회사 해태제과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1791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9% 성장했다. 순이익은 28억원 흑자(지난해 1분기 22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해태와 크라운, 두 회사의 호실적 기반인 허니버터칩의 인기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백운목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허니버터칩은 대형브랜드로 정착됐다”며 “허니시리즈(허니버터칩·허니통통·허니자가비)는 연간 매출액이 1000억원을 넘으며 쉽게 사라지지 않는 대형브랜드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허니버터칩은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3개월여 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현재 월간 매출액은 약 100억원대로 추정된다. 인기가 치솟았지만 해태제과는 생산량을 늘리지 않았다. 덕분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품귀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종로구에 위치한 한 편의점 주인은 이와 관련 “허니버터칩 때문에 곤란할 때가 많다”며 “많이 들어오지도 않는데 찾는 사람은 줄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재 인터넷 상에는 “존재하는데 본 적은 없다”, “도시전설 아닌가? 다들 나를 속이고 있는 게 틀림없다”는 등 허니버터칩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들의 자조 섞인 농담이 난무하다.

백 애널리스트는 “크라운그룹의 스테디셀러인 마이쮸, 하임, 홈런볼의 매출규모가 연간 500억~600억원 규모인 것을 감안하면 허니시리즈는 마진이 높은 대형품목”이라며 “현재 물량이 부족해 매출에 한계가 있었으나 해태제과가 공장 증설을 추진(내년 가동 예상) 중이어서 앞으로 추가적인 매출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애란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도 “올해 해태제과의 수익성 개선이 뚜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제과소비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 아이스크림(빙과)은 기상여건 악화, 가격할인 지속 등으로 실적이 부진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아이스크림 부문은 할인을 줄이고 가격정상화 정책에 동참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노력할 전망이다. 또 제과의 경우 허니버터칩 등 지난해 하반기부터 출시한 신제품이 잇따라 성공하며 실적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는 게 박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그는 “스낵 1위 업체인 오리온의 포카칩과 스윙칩의 합산 매출액이 약 1000억원임을 고려할 때 허니버터칩이 기록한 월 매출액(약 100억원)은 매우 높은 수준이며 양적 성장이 제한적인 제과시장에서 신규 킬러아이템 확보는 외형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사진=뉴시스 조성봉 기자

◇ 허니버터칩 덕분에 IPO 기대감 만끽

허니버터칩이라는 든든한 아군을 얻은 크라운제과의 올해 실적은 어느 정도일까. 백 애널리스트는 올해 크라운제과는 매출액이 1조1990억원을 기록, 전년(1조840억원) 대비 10.6%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영업이익은 630억원에서 980억원으로 51.4%, 순이익은 500억원으로 전년(230억원)대비 117.39%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크라운제과의 올해부터 내년까지의 주가수익배율(PER)은 9.6~11.3배로 음식료 평균인 21~23배보다 크게 낮다”며 “장기적으로는 해태제과의 상장 가능성도 있어 올해 꾸준히 관심을 가질 만한 종목”이라고 조언했다.

조인욱 리딩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그는 크라운제과의 연간 실적 추정치를 1조1900억원에서 1조1960억원으로 상향하고 “올해 크라운제과는 4~6개 정도의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허니버터칩의 인기에 따른 영업력 강화 효과로 인해 견조한 실적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니버터칩이 공전의 성공을 거두면서 해태제과의 기업공개(IPO)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해태제과는 원래 지난 4월 IPO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상장준비 대신 4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렇게 마련한 자금으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사들였던 재무적투자자의 돈을 일단 모두 돌려주기로 했다. 상장을 미룬 것이다. 허니버터칩의 실적이 본격 반영되면 기업가치가 더욱 올라간다. 더 좋은 조건으로 상장할 시기를 기다리겠다는 심산이다.

해태제과가 주식시장에 상장한다면 크라운제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조 애널리스트는 “해태제과가 상장하면 어느 정도의 영향을 끼칠지 아직 확언하기 어렵다”며 “해태제과가 상장하면 지분율이 희석되기 때문에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이익이 줄 수 있다. 하지만 상장을 통해 회사에 현금이 대량 유입되고 이를 통해 차입금을 갚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크라운제과는 차입금이 2000억원가량 있다. 이로 인해 다른 제과나 음식료회사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것. 조 애널리스트는 “과거에도 실적이 주가에 반영되는 수준이 다른 음식료회사에 비해 낮았는데 이는 차입금 문제 때문”이라며 “재무구조가 견실해지면 그간 크라운제과가 타 음식료회사 대비 저평가된 요인이 사라지기 때문에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