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에서 콘셉트란 ‘다른 제품이 아닌 바로 이 제품을 사야 할 이유’를 소비자에게 제시해 구매동기를 자극하는 것을 말한다. 소비자들은 제품이 아니라 바로 콘셉트를 구매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업계의 불문율이 있다. “열등한 제품이 우월한 제품을 이길 수는 있지만, 열등한 콘셉트는 결코 우월한 콘셉트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콘셉트를 주제로 한 책이 출간됐다. <끌리는 컨셉의 법칙>이다.
이 책의 차별화된 강점은 기존의 마케팅 서적과는 달리 인문학적 접근이 크게 돋보인다는 점이다. 마케팅을 통해 세상을 조망하는 교양서로서 저자의 식견이 남다르다. 수많은 사례를 일목요연하게 17가지 법칙으로 제시하면서 인문학적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저자의 재치가 기발하고 감동이 있다. 적재적소에 활용한 고사성어는 물론 손자병법과 함께 칸트철학을 넘나들고, 곳곳에 고전과 현대의 경영전략이 섞였다. 단언컨대 책을 읽는 동안 지루함 없이 인문학적 성찰로 충만할 것이다.
풍성한 현장의 사례도 책의 강점이다. 세계적인 기업에서부터 명성 있는 국내 기업에 이르기까지 생생한 사례를 입체감 있게 조명한다. 할리데이비슨과 유한킴벌리, 삼성과 LG생활건강 등의 사례를 17가지로 세분화해 콘셉트의 법칙으로 재구성했다. 저자는 모든 마케팅의 성패는 콘셉트가 좌우한다고 강조한다. 콘셉트의 구상부터 전략과 신제품개발, 브랜딩, 스토리 개발까지 유무형의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 알아야 할 마케팅법칙을 세세하게 전달한다.
콘셉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브랜드의 일관성이다. 저자는 일관성의 중요성을 세계 최대의 소금브랜드인 모턴의 로고를 통해 풀어가고 있다. 장수 브랜드인 모턴 소금은 지난 1910년부터 ‘비가 와도 뭉치지 않는다’ (when it rains, it pours)는 핵심편익을 일관되게 유지한다. 모턴의 로고를 보면 우산을 쓴 소녀가 소금통을 들고 있다. 비가 오는 데도 소금이 쏟아지는 재미있는 그림이다. 그림을 보면 지난 1914년 용기 포장부터 가장 최근의 포장까지 수십년이 지나도 동일한 콘셉트를 고집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100년 동안 지속된 ‘어떤 일이 있어도 뭉치지 않는다’는 모턴 소금의 콘셉트가 소비자들의 머릿속에 각인된 것이 모턴 성공의 핵심 비결이었다는 것이다.
흔히 “마케팅은 제품의 싸움이 아니라 인식의 싸움”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 속에는 콘셉트의 중요성이 함축돼 있다. 콘셉트야말로 소비자 인식을 지배하는 가장 큰 마케팅적 요인이기 때문이다. 프로모션 전략을 수립할 때도, 광고 한 편을 만들 때도, 신상품을 개발하고 PR전략을 기획할 때도 마케팅전반에 걸쳐 콘셉트가 가지는 마력과 매력을 깨달아야만 한다. 이 책에서 제시된 17가지 콘셉트의 법칙이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김근배 지음 | 중앙북스 펴냄 | 1만50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