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의 허술한 관리가 곳곳에서 드러나면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항공사는 ‘메르스 잡기’에 안간힘을 쏟는 모양새다.
해외를 이동하고 다국적의 사람이 오가는 항공기는 ‘메르스’공포의 주요 대상이기 때문이다. 홍콩행 아시아나기에 탑승한 한국인이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는가 하면 메르스 음성판정을 받았지만 제주항공에 탑승한 중국인이 고열로 격리조치 되는 등의 사태가 발생하며 항공기에서 메르스에 감염될지 모른다는 승객들의 공포는 더욱 커졌다.
항공사들은 이러한 점을 의식한 듯 조금이라도 메르스에서 안전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응팀가동에 전기종 소독까지
우선 항공사들은 메르스 대응팀을 가동하고 이상증상을 보이는 승객을 탑승시키지 않는 가장 근본적인 방침을 정했다. 항공사들은 승객들의 사우디 아라비아 등 메르스 발생 국가 체류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특히 열이 나고 기침을 하는 등 이상 증상을 보이는 승객은 비행기에 탑승시키지 않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운항과 객실, 정비와 종합통제, 항공의료 담당 임원들을 중심으로 한 메르스 대응 태스크포스를 구성했고 아시아나항공은 대응 수위를 한 단계 높여 메르스 비상대책본부를 구성해 이상 상황 발생 시 경영진에게 직접 보고하도록 했고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들도 자체 대응팀을 구성했다.
또한 승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소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메르스에 대한 승객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예방 차원에서 여객기 74대 전체를 소독한다고 4일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3일 심야 시간대에 여객기 5대를 소독했고 하루 평균 8∼12대씩 일주일 동안 특별 기내 방역 작업을 벌인다.
대한항공은 두바이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오가는 중동노선 여객기를 소독하고 있으며 전체 여객기를 소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규정상 한달에 한번 소독하도록 돼 있지만 중동노선에 다녀온 여객기의 경우 매 비행마다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지침 없어 자체 판단해 소독
하지만 항공사들이 소독에 사용하고 있는 약품이 메르스 차단에 효과가 있는지는 검증된 바 없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소독제로 MD-125라는 약품을 사용한다.
MD125는 미국 환경청(USEPA)에 등재된 약품으로 세계 최고의 박테리아 킬링 효과가 있는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의 경우 D사의 비피막 바이러스 살균제와 살충제를 같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소독제들이 정말로 메르스를 박멸하는 효과가 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메르스 소독과 관련해 명확한 지침을 내리지 않아 항공사들은 자체적인 판단으로 소독제를 구비했다. 실제적으로 메르스 방역에 효과가 있는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