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치료 병원임에도 철저한 격리관리로 2차 감염발생이 전혀 없는 병원도 있지만, ‘메르스환자’가 입원한 병원이란 사실만으로 내원객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한다.
메르스 사태는 병원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타격을 주고 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는 것을 자제하는 분위기여서 극장의 관객이 크게 줄었다. 6월 첫주간에 극장가를 찾은 누적 관객 수는 지난 2005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공포 휩싸인 대한민국… 내수시장 타격
마트의 매출도 떨어지는 추세다. 메르스 주요 발생지역의 대형마트 매출은 6월 첫주에 약 20~30% 감소했다. 연예인 공연과 문화행사는 연기 또는 취소되는 추세다. 김장훈의 ‘최강 콘서트’, ‘2015 더 바이브 패밀리 콘서트’, 이은미 전국투어 콘서트 ‘가슴이 뛴다’ 등의 공연이 취소됐고 이문세의 콘서트 ‘2015 씨어터 이문세’는 불과 공연시작 4시간 앞두고 연기됐다.
지역 행사도 마찬가지다. 전북에선 각종 공연과 문화 행사들을 비롯해 고창 농특산물 최대 축제인 '고창복분자와 수박 축제'가 전면 취소돼 지역경제에 타격을 줬다.
순창은 환자가 거주하는 마을의 주민 전체와 외부인을 통제하는 격리 조치로 주민들이 생업마저 포기했다. 고추장 마을로 유명한 순창군은 음식물은 메르스와 관련이 없음에도 장사를 하지 못해 큰 타격을 입었다.
관광업계는 날벼락을 맞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여행을 취소한 외국인관광객은 4만5600명(6월8일 기준)이 된다. 대형 항공사의 항공권을 취소하는 승객들은 하루 평균 3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관광객이 많이 찾은 가게와 음식점은 손님이 줄어 울상이다.
항공사들은 보유 중인 항공기에 방역을 실시하고, 항공기내로 공급되는 공기들을 멸균 처리해 2~3분마다 환기시키므로 메르스로부터 안전하다고 홍보하지만 승객의 불안심리를 잠재우지 못하는 분위기다.
세월호 사태 이후 올 들어 내수가 살아날 시점에 갑작스럽게 메르스 사태가 터지면서 내수회복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적지 않다.
금융투자업계는 3%로 예상됐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로 낮췄다. 지난 2003년 사스가 기승을 부리던 중국과 홍콩에서도 경제가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분기 10.8%에서 2분기 7.9%로 거의 3%포인트가 떨어졌다. 홍콩의 경제성장률은 같은 기간 4.1%에서 0.9%로 5%포인트 급락했다.
사스 발생이 두 나라 경제에 미친 타격이 어느 정도였는지 되돌아보면 메르스 사태로 인한 악영향을 결코 가볍게 예상할 수는 없다. 보건·행정 분야에서 노력이 체계적으로 이어지면 메르스 사태는 진정될 수 있다. 하지만 사스 발생 당시 홍콩 경제 위축을 불러온 원인은 소비급감이었다.
◆공포는 심리… 객관적 판단·근거는?
공포는 심리다. 공포감이 사실에 비해 지나치게 과장돼 퍼져나가면 사람들 심리를 과도하게 위축시켜 비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하게 만든다. 대중밀집 시설에 대한 외출을 자제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소비심리가 저하되면 서비스업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된다.
메르스에 감염된 의사가 강남 일대를 돌아다녔다는 소문에 의해 확산된 공포는 의사 당사자가 실제로 며칠 동안 몸이 어떤 상태였고 어떻게 행동했는지 얘기를 듣지도 않고 생겨난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30·40대 앵그리맘은 내 아이는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경기도교육청에 휴교령을 요구하고 나섰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는 엄마들도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6월9일 기준 전국적으로 총 2208개교가 휴업·휴교했다.
메르스는 길이나 일반적인 공공장소에서 공기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병원 안에서 환자와 접촉하거나 증세가 심해 바이러스를 많이 분비하는 환자의 근접 거리에서 가래, 기침 등에 들어있는 바이러스로 인해 감염되는 것이 보편적이다.
아이와 가족의 안전을 지킨다는 생각은 부모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다. 다만 위험에 대해 객관적인 판단의 근거가 무엇인지, 사태에 대한 대처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도 생각해야 한다.
◆손씻기·운동 등 아이들 면역력 키우는 습관부터
밖에 다니지 않거나 학교에 가지 않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법을 가족들이 잘 숙지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그중에서 ‘자주 손씻기’는 반드시 실천해야 할 사항이다. 사람의 몸은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있기 때문에 손 씻기만 제대로 잘 해도 감염성 질환의 70%를 예방할 수 있다.
비누를 사용해 씻을 때 세균이 효과적으로 제거된다. 평소 공중화장실을 이용한 사람들 중 손을 씻는 사람의 비율은 73%인 반면 비누로 손을 씻는 사람은 33%에 불과하다. 아이가 평소에 자주 손을 씻지 않거나 밖에 있다 집에 들어왔을 때 곧바로 씻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귀찮더라도 반드시 비누로 손을 자주 씻는 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이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는 것보다 더욱 중요하다.
공기 중에는 수많은 다양한 균이 언제나 존재한다. 세균에 감염되는 질병은 늘 존재했으며 새로운 바이러스도 계속 나타날 것이다. 그것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지켜야 할 수칙부터 지키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고 아이가 그러지 않을 때에 아이에게 앵그리맘의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
면역력이 강하면 웬만한 세균이 몸에 들어와도 이겨내고 면역력이 취약하면 질병으로 나타난다. 이번에 메르스에 걸린 사람들도 대부분은 지병이 있거나 면역력이 약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면역력이 강할수록 세균에 감염돼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용이하게 회복된다. 아이에게 이런 사실을 주지시키면서 평소에 면역력을 기르는 습관을 갖도록 하면 좋겠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게임에 몰두하는 것보다 운동을 하는 것이 면역력을 높이는 길이며, 인스턴트 음식이나 패스트푸드를 절제하고 잡곡, 과일, 채소 등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면 면역력이 높아진다는 것을 아이가 알게 해야 한다. 면역력이 약하면 악성 바이러스에 잘 감염된다는 공포감을 아이에게 심어주는 앵그리맘이 되는게 차라리 더 낫겠다.
메르스가 분명 위험한 질환이지만 위험 대비 느끼는 공포감이 과연 적절한 수준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한해 호흡기 결핵 환자가 지난 2013년 기준 3만6089명에 달했고 이중 2055명이 1년 동안 사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가 중 결핵 발생률, 유병률, 사망률 등이 모두 1등을 차지한 국가가 바로 한국이다. 이러한 데이터를 본다면 메르스보다 호흡기결핵이 백배 더 무섭다고 봐야 한다.
더욱이 결핵은 메르스와 달리 공기 감염으로 전파된다. 매일 100명이 결핵에 새로 감염되고 매일 6~7명이 결핵으로 사망한다. 즉 메르스에 걸릴까봐 무서워 바깥에 돌아다니지 않고 학교에도 가지 않겠다면 평소에는 호흡기 결핵이 무서워 아무데도 가지 말아야 한다.
좀 더 합리적인 사고 및 행동이 필요하다. 그것이 경제를 과도하게 침체시키는 것을 막는 길이기도 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