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불균형이란 국가 간의 상품이나 용역의 거래 결과를 기록한 경상수지의 불균형을 말한다. 측정 원리는 간단하다. 모든 경상수지 흑자국의 흑자액과 모든 경상수지 적자국의 적자액의 합을 통해 파악하면 된다. 예를 들어 A국과 B국, 두 나라가 서로 비슷한 수준의 재화와 서비스를 교역해 A는 B에 100을 수출하고 90을 수입해왔다면, 이 경우 A국가의 경상수지 흑자는 10을 나타낼 것이고, B국가의 경상수지 적자는 10이 될 것이다. 이때 양국의 흑자액과 적자액을 더한 수치인 20이 글로벌 불균형 수준이 된다.

강대국이 있다면 약소국도 있는 법. 국가 간 무역에서 불균형은 늘 존재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글로벌 불균형’이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재미있고 쉽게 풀어 쓴 책이 있다. <경제학을 입다 먹다 짓다>에서는 ‘글로벌 불균형’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경제학이 우리 생활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지 보여준다.



국가 간 교역의 결과가 한쪽은 수출 위주로, 다른 한쪽은 수입 위주로 전개되면 글로벌 불균형은 증가한다. 실제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세계 경상수지에서 미국은 적자국가의 총 적자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3%, 흑자국자의 총 흑자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4%로, 수입 위주로 교역이 편향되면서 글로벌 불균형이 커졌다.
이러한 글로벌 불균형은 어느 시대에든 존재한다. 19세기 중반에 있었던 글로벌 불균형은 영국과 중국 간에 벌어졌다. 영국인들은 산업혁명 이후 막강한 부를 축적하면서 차 문화를 즐기기 시작했다. 점점 차 문화가 보편화되자 당시 강대국인 중국, 즉 청나라로부터 차를 수입하기에 이르렀다. 해를 거듭할수록 영국의 경상수지 적자폭은 늘어만 갔고 이를 줄이기 위해 영국 정부는 중국에 아편을 팔기로 결정한다. 아편은 급속도로 퍼졌다. 군인, 상인은 물론이고 고관대작뿐 아니라 황제마저도 아편을 즐기면서 영국은 18세기의 막대한 무역 적자를 해소하고 19세기에 드디어 무역 흑자를 기록한다.


아편의 수출로 영국은 글로벌 불균형을 극복한 것이다. 반면 청의 입장에서는 무역 불균형이 시작된 격이었다. 이런 갈등 속에서 청나라와 영국 간의 관계는 더욱 악화됐고 결국 양국 간 ‘아편 전쟁’이 발발했다. 이 전쟁에서 승리한 영국은 1842년 8월 양국 간 강화조약을 체결한다. 이 조약으로 수많은 영국인이 중국 본토에 상주하게 된다.

중국의 음식업주들은 영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고민하던 중 대부분이 육식을 좋아하고 쉽게 먹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 착안해 돼지고기에 간장, 후추 등으로 간을 하고 밀가루를 입혀 튀겨냈다. 그리고 각종 야채를 볶아 함께 제공했다. 이렇게 탄생한 음식이 '달고 신맛의 고기'라는 뜻의 탕수육이다. 이처럼 탕수육은 글로벌 불균형으로 촉발된 청나라와 영국 간의 전쟁 결과 영국 상인들이 중국 본토에 상주하게 되면서 탄생한 음식이다.

국가 간의 무역 불균등 정도를 나타내는 글로벌 불균형은 오랫동안 지속될 경우 어떤 형태로든 심각한 경제문제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19세기 영국과 중국 간의 글로벌 불균형이 결국 전쟁으로까지 치달은 것이 이러한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물론 그것이 계기가 돼 새로운 상품이 탄생할 수도 있다. 탕수육처럼.


박정호 지음 | 한빛비즈 펴냄 | 1만50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