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MERS) 사태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유통가. 메르스로 인한 불황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며 과연 언제쯤 다시 소비 심리가 회복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오프라인 리테일 고객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이코퍼레이션에 따르면, 메르스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4주간 수도권 주요 상권의 유동인구를 분석한 결과, 메르스 첫 사망자가 발생하고 박원순 서울 시장의 긴급 브리핑이 있었던 6월 첫 주에는 모든 상권에서 유동인구가 급락, 전주 대비 평균 16.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명동, 삼청동, 가로수길, 이대 등 요우커들의 발길이 끊긴 상권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이 시기 삼청동이 33% 하락하여 유동인구가 가장 큰 폭으로 빠졌고, 가로수길은 21.9%, 명동이 15.4% 하락했다.


정부가 메르스 병원 명단을 공개한 6월 7일 이후엔 전반적으로 유통가가 조금씩 활기를 되찾아가는 양상을 보였지만 명동, 삼청동, 가로수길, 이대는 각각 25.4%, 20.7%, 19.2%, 17.2%로 전주에 이어 계속 하락세를 보였고, 4주차에도 가로수길을 제외하고는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하여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상권의 장기불황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특히 관광객 상권의 대표격인 명동 지역을 따로 살펴보면, 유동인구 중 내국인의 감소율은 2주차에 17.3% 하락한 뒤 3,4주차에 각각 13.8%, 10.1% 하락하여 감소세가 둔화된 반면, 외국인은 2주차에 16.7%, 3주차에 38.8%, 4주차에 20.9% 하락하여 내국인에 비해 4주 연속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베이징에서 일하고 있는 신지선(33)씨는 “이번 휴가를 서울로 가려고 했었는데 가도 괜찮은지 주변 동료들이 많이 물어본다. 여기는 사스를 겪어 본 나라인데, 확진자가 중국으로 출장을 오도록 통제가 되지 않은 것이 더 충격적으로 다가온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내국인 중심의 상권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현재 메르스 진원지로 주목 받고 있는 삼성서울병원 근처 강남 상권이 큰 타격을 입었으리란 예상과 달리 강남역은 한 자릿수 하락에 그쳐 타 상권 대비 유동인구 급감을 경험하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4주차 들어 코엑스나 롯데월드몰 등 대형 쇼핑몰과 신촌 등은 전주 대비 상승세를 보이며, 상대적으로 메르스에 안전하다고 느끼는 20~30대 데이트 족을 중심으로 평상시 분위기를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이코퍼레이션 한성은 인사이트 디렉터는 “6월 둘째 주는 유동인구가 10.1%, 셋째 주는 5.2% 하락해 전주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율이 둔화되는 양상이다. 메르스 환자 퇴원자가 늘고 격리가 해제되는 등 메르스에 대한 경계심이 줄고 안심하는 분위기가 어느 정도 형성된 것으로 본다”면서 “이런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대부분의 상권은 6월 말~7월 초면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하나, 외국인 상권의 경우 충격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