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도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글로벌 흐름을 타고 앞으로 성장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가는 인터넷전문은행과 관련한 수혜주 찾기에 분주한 상황이다.
◆‘1호’ 인터넷전문은행 타이틀 향방은?
금융위는 먼저 인터넷전문은행이 도입되기 위한 선결과제로 꼽힌 ‘은산 분리’ 규제를 파격적으로 완화할 계획이다. 산업자본 지분보유 제한을 기존 4%에서 50%로 확대하는 것. 최저자본금도 시중은행의 1000억원 기준보다 절반 수준인 500억원만 충족하면 된다. 건전성 규제는 일반은행과 원칙적으로 같지만 초기에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BIS 자기자본비율 산정 시 바젤I(Basel I) 기준을 적용할 방침이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는 자산규모를 고려해 특수은행 수준으로 낮췄다.
정부는 이 같은 규제완화를 통해 기존 은행이 아닌 혁신적인 경영주체의 금융산업 진입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다양한 산업군에서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한다면 모기업의 특성에 따른 다양한 성격의 은행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최대한 빨리 인터넷은행을 도입하기 위해 현행 은산 분리 제도 아래에서 시범적으로 1~2개 업체를 인가할 예정이다. IT기업 등 산업자본이 은행을 설립하려면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은산 분리 개정안이 통과돼야 하기 때문에 올해 라이선스를 받을 수 있는 사업자는 금융사로 한정될 전망이다. 금융위는 은행법 개정으로 내년에 은산 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추가로 사업자를 인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첫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가 증권사에서 나올 것으로 본다. 기존 은행의 경우 시범운영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어서다. 증권업계 내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가장 적극적이다.
변재상 미래에셋증권 사장은 지난 6월22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미래에셋증권이 주도적 역할을 할 기회가 주어진 것을 환영한다”며 “ICT기업 등 혁신성 있는 파트너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안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미래에셋증권의 선제적 대응이 그간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의 가장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키움증권보다 앞서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했다. 키움증권은 금융위의 발표 이후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키움증권의 대주주가 산업자본인 다우기술이어서 올해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다우기술은 키움증권의 지분 47.7%를 보유한 상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산업자본 규제문제도 있어 오는 7월 나오는 인가 매뉴얼을 본 후 실무진들이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검토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TF를 구성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안인증업체·신용평가회사 ‘주목’
금융위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인가 발표가 나온 다음날인 지난 6월19일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의 주가는 장중 6~9%가량 급등했다가 하락세를 보였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TF를 구성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6월22일 오히려 주가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받더라도 실제 이익을 내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린다는 분석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비교적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을 듣는 일본의 경우 인터넷전문은행이 순이익을 내는 데 평균 4년여의 기간이 걸렸다. 일본의 최저자본금 요건은 20억엔이지만 설립 당시 각 사업자들은 손실을 메꾸기 위해 자본금의 10배에 달하는 200억~300억엔을 출자했다.
정길원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온라인사업의 특성상 초기에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하면 성공하기 힘든 만큼 많은 마케팅 비용과 역마진을 초기에 감수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인터넷은행이 중요한 이유는 은행이 가진 예금자보호 상품 등의 장점을 통합해 본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오히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해 필요한 보안인증기술을 가진 중소형 IT회사나 고객대출 정보를 보유한 신용평가회사 등에 주가상승 모멘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김영환 LIG투자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금융위가 지난달 10일 ‘금융사 정보처리 위탁규정’을 개정해 금융회사의 외부 정보위탁에 대한 금감원 보고의무를 간소화했다”며 “인터넷은행 입장에서는 전산시스템 구축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 반면 정보보안에 대한 자율규제를 심화할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부 방침에 따라 온라인 금융서비스의 보안시스템은 액티브X 방식에서 논액티브X 방식으로 교체될 예정”이라며 “이와 관련한 보안업체들의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KG이니시스와 KG모빌리언스는 금융회사, ICT기업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일반공모를 통한 다수 주주로 구성된 인터넷전문은행을 만들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황석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수혜를 받을 대표적 중소형 보안인증회사로 이니텍·모바일리더·라온시큐어를, 신용평가회사로는 NICE평가정보·서울신용평가 등을 꼽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