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포기로 인한 상속 순위 변동, 주의할 점은?
최근 대법원은 사망한 채무자의 자녀들이 상속을 포기했다면, 사망자의 배우자뿐 아니라 손자녀도 함께 빚을 갚아야 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일반인들이 상속포기 이후 상속순위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만큼 이번 판결은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상속 순위 따른 상속인 지위, 순서 어떻게 되나
실제 민법에서는 상속의 순위를 두고 있는데 이것을 법정상속순위라 한다. 자식이나 손자녀를 말하는 ‘직계 비속’이 1순위 상속인이고, 부모나 조부모를 일컫는 ‘직계 존속’이 2순위 상속인이다. ‘형제자매’와 ‘4촌 이내의 방계혈족’이 각 3순위, 4순위 상속인이 된다. 동순위의 상속인이 여러 명인 경우에는 최근친이 상속을 받는다. 배우자는 직계 비속이나 직계 존속이 상속을 받는 경우에 이들과 같은 순위의 공동상속인이 된다.
홍순기 변호사는 “직계 비속과 직계 존속, 즉 1순위와 2순위 상속인이 모두 없는 경우에만 배우자가 단독 상속인이 된다”며 “상속 포기가 이루어질 경우 상속포기자는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닌 것으로 보기 때문에 상속순위에 따라 채무상속이 차순위로 넘어갈 수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즉, 피상속인의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상속을 포기한 때에는 피상속인의 손자녀가 배우자와 공동으로 상속인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상속의 순위에 관한 민법 제1000조 등의 규정을 종합적으로 해석해 도출되는 것으로 이에 관한 명시적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차순위 상속인의 채무상속, 일반적으로 알기 어려운 판단
앞서 언급한 대법원 판례는 채권자인 A사가 사망한 채무자 이모씨의 손자 이모(9)군 등 유족 3명을 상대로 “채무자의 자녀가 모두 상속을 포기했으니 배우자와 후순위 상속인인 손자녀가 빚을 대신 갚아라”며 낸 대여금 청구소송의 상고심이다.
이 판결의 재판부는 “채무자의 자녀가 모두 상속포기신고를 했으니 채무자의 배우자와 손자녀인 이군 등이 채무를 공동상속한다고 판단한 원심은 옳다”며 “다만 이군과 이군의 부모가 채무가 이군 등에게 상속된다는 사실을 몰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아직 상속포기 기간이 지나지 않은 것으로 봐야한다”고 판시했다.
홍순기 변호사는 “민법에서는 상속개시를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상속포기를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며 “일반인의 입장에서 상속포기로 인한 차순위 상속에 대해 아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자신이 상속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안에 가정법원에 상속포기신고를 하여 심판을 받거나 별도의 소송을 통해 자신이 상속인임을 몰랐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채무를 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정리했다.
상속은 제도에 의해 사망한 사람의 재산과 관련된 권리뿐만 아니라 의무도 포함해서 포괄적으로 승계가 이루어지는 만큼 사전적 검토와 계획이 요구되는 분야다. 이에 따라 상속전문변호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적극 활용해 보다 효율적인 상속플랜을 세우는 것이 일반화되어 가고 있는 시점이다.
<도움말 : 법무법인 한중 홍순기 대표변호사, http://law-hong.tistory.com, 02-584-1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