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 디폴트 사실상 확정…韓 증시 영향은 제한적”. 지난 1일 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의 채무를 갚지 못해 사실상 국가부도 위기에 빠졌다. 그리스는 IMF 채무를 갚지 못한 나라 중 첫번째 선진국이 됐다.
#. “서브프라임 사태, 국내영향 제한적”. 지난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생했을 때 국내 대표적 경제연구소(민간)는 국내 경제에 대한 영향이 일시적이고 제한적일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그러나 이 예측은 빗나갔다. 전세계 경제를 뒤흔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됐다.
2015년 하반기, 글로벌 경제에 거센 폭풍우가 몰려온다. 국가부도 위기의 그리스와 널뛰기 하는 중국증시, ‘태풍의 눈’이 될 미국의 금리인상 등이 맞물려 그 어느 때보다 변동성의 파고가 높아질 전망이다.
공성률 KB국민은행 목동PB센터 팀장은 “경제 흐름을 섣불리 예단하기 어려운 시기”라며 “미국의 금리인상도 이론적으로는 경제가 회복됨을 의미하지만 무려 7년간 ‘제로금리’라는 비정상적인 상황의 종료가 어떤 후폭풍을 불러올지는 정확한 예측이 불가하다”고 말했다.
급변하는 하반기 금융시장에선 투자전략도 민첩한 변화가 요구된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플랜B’ 전략을 알아본다.
◆역발상 플랜B ① ‘총알’을 비축하라
그리스의 2차 구제금융 종료 직전인 지난달 27일께. 그리스 은행의 자동인출기(ATM) 앞에는 돈을 찾으려는 시민들의 줄이 끝도 없이 이어졌다. 이로 인해 곳곳에서는 현금이 바닥나는 소동이 벌어졌다.
그리스 사태의 위기감이 고조된 직후 국내 자산가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자산가 A씨는 지난 1일 국내주식형펀드에 투자했던 5억원 가운데 3억원을 환매를 통해 회수했다. 지난해 초부터 대형주를 중심으로 투자한 결과 약 10%가 넘는 수익을 기록 중이었던 것. 일단 환매를 통해 수익을 확보하고 재투자의 기회를 노리기로 했다.
김인응 우리은행 압구정현대지점장은 “글로벌 이슈에 주식시장이 출렁이자 환매 기회를 찾는 투자자가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이애경 한국씨티은행 서울지점 부지점장도 “미국펀드나 국내펀드를 담은 고객들이 쌓인 수익을 인출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거액자산가 사이의 인출 움직임은 재투자를 위한 ‘총알’을 비축하는 측면이 크다. 수익이 난 경우 이익실현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고 앞으로 커질 변동성을 기회로 저가매수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슈퍼리치와 금융전문가가 우선 주목하는 재투자 대상은 유럽이다. 그리스발 위기론의 진원지로 ‘저가매수’의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그리스 위기가 고조되면서 최근 유럽펀드의 수익률은 크게 출렁였다. 지난 1일 기준 연초 이후 수익률은 평균 12.96%로 우수하다. 하지만 최근 1개월 평균수익률은 -4.39%, 1주 수익률은 -2.31%로 크게 떨어졌다.
이애경 한국씨티은행 서울지점 부지점장은 “최근 가장 큰 조정을 받는 곳이 그리스 이슈의 핵심에 있는 유럽인데 근원적으로 유럽 지표나 기업의 신뢰지수가 바뀐 게 아니기 때문에 7~8월 조정시기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인응 지점장 역시 “유럽중앙은행(ECB)이 ‘매달 600억유로(약 70조9518원)의 공격적 양적완화에 들어간 만큼 어떤 식으로든 그리스 위기를 해결할 것”이라며 “그리스의 그렉시트 위험이 해소되는 순간 유럽증시는 반등할 수 있으므로 당분간 증시가 폭락할 때마다 분할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역발상 플랜B ② 관망도 전략
하반기 확대된 변동성에 ’관망파‘도 늘었다. 태풍이 다가올 때는 바다에 나가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 공성률 팀장은 “하반기가 지나 글로벌 최대이슈인 미국의 금리인상이 바꿀 금융환경을 확인한 뒤 투자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투자에 나서기엔 여의치 않은 환경이라는 얘기다. 유환 IBK기업은행 대치역PB센터 팀장 또한 “당분간 시장 추이를 관망하는 전략도 주효하다”고 말했다.
다만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안 하는데’ 반감을 품는 이들이라면 ‘정중동’ 전략을 취할 만하다. 외풍에 크게 흔들리지 않도록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이다.
이창식 NH투자증권 머그투자클럽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의 하락은 외풍에 의한 것으로 기업의 실적 때문이 아니다”며 “조정을 받은 배당주 가운데 지난해 대비 배당성향의 변동이 적은 종목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저금리는 물론 “배당성향을 높이라”는 정부 정책과 맞물려 배당주 투자가 유리한 여건이라는 설명이다.
김민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보다 대형배당주의 매력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며 “배당수익률 매력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시장의 방향이 중소형주로 쏠린 와중에도 배당만큼은 중소형주를 능가하는 성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시장하락을 대비해 주가상승은 물론 하락 시에도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중위험·중수익상품의 인기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등의 파생결합상품은 변동성이 커질수록 수익구조가 개선되는 것이 특징이다. 공성률 팀장은 “주가가 어느정도 하락하더라도 일정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주가지수연계상품 투자나 변동성 장세에 강한 롱숏펀드 투자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